코로나로 해외여행 등이 위축되자 그림시장은 올 한해 사상 유례없는 활황을 맞이하고 있다. 전국적 지명도의 인기 작가임에도 올 한해 미술시장에 나가지 않고 작업에 집중하며 연이은 전시소식을 전해오는 김서한(46) 작가가 최근 대추밭장학회의 ‘2021 올해의 작가’로 선정됐다. 최근 수 년 간 김 작가에게는 유독 경사스런 일이 잦고 찬사의 말들이 찰랑거린다. 꽤나 잘나가는 인기작가이기에. 드디어 끓는점이 폭발하듯 그의 잠재력이 터지고 있는 가운데, 그에겐 아직 ‘청춘’과 ‘청년’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지 않아 보인다. 마흔 여섯 살의 그가 풋풋하기까지 하니...,  김서한 작가는 독보적 작품으로 자기 색깔이 분명한 작업을 한다. 최근의 건물 그림(‘계획도시’)이 매우 좋은 반응을 얻었고 작품만으로도 작가를 알아보는 이가 많아질 만큼 김 작가의 인지도는 매우 높다. 또한 2015년부터 국립현대미술관에 연이어 세 작품이 소장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사례로 주목받고 있는 차제다. 그만큼 작가 인지도와 작품매매에 있어 주가를 높이고 있지만 ‘조금 더 느리게, 천천히 가려 한다’는 말로 평소의 소신을 대신한다. 주변 인기 작가들의 행보에 다소 고무되고 성급해지는 자신을 애써 자제시키고 작품의 내실에 더욱 충실히 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것. 또 지역의 화가로 살면서 끊임없이 화단에 자극을 주는 그는 천부적인 감각에다 노력까지 경주하는 성실파다.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지역에서는 ‘청년작가’로 불리고 있는 그에게서 대추밭장학회 작가 선정 소감과 경주에서 사는 작가로서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재)대추밭장학회 ‘2021 올해의 작가’로 선정된 김서한 작가, 경주예술의전당 알천미술관에서 ‘단청색으로 담는 도시 풍경’ 전 가져 지역에서 존경과 신망을 받고 있는 (재)대추밭장학회(이사장 백진호)는 1990년 대추밭백한의원 백수근 원장이 (재)대추밭장학회를 설립해 지금까지 유능한 인재를 발굴해 지원하고 격려하는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특히, 2013년 제23회 대추밭장학회에서는 처음 선정된 ‘올해의 청년작가상’을 추가로 신설한 바 있다. 올해의 청년작가상은 젊고 역량있는 청년작가를 발굴해 창작 활동에 교두보를 제공해 지역 문화의 경쟁력 확보와 발전 방향을 모색하려는 취지로 제정되었었다. 이후 2018년까지 지속되었다가 올해 김서한 작가를 제31회 대추밭장학회 ‘2021 올해의 작가’로 선정하면서 재개됐다. 김서한 작가에게는 사백만원의 장학금이 지급되면서 전시에의 특전도 제공됐다. 5월 2일까지 경주예술의전당 알천미술관 갤러리 달에서 ‘단청색으로 담는 도시 풍경’ 전을 가지는 것이다(대추밭장학회 주최, (사)한국미술협회 경주지부 주관). 이번 전시에서는 ‘계획도시’, ‘따듯한 저녁’, ‘붉은 지붕의 마을’, ‘태양을 품은 도시’, ‘하얀 벽과 붉은 지붕’, ‘시간의 기억’ 등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데 이 중 새롭게 선보이는 작품들도 다수 포함돼 관람자들의 반향이 더욱 기대되고 있다. (재)대추밭장학회 백진호 이사장은 “코로나19 시기의 현재 미술시장에서는 이름 있는 기성작가들에게만 전시 기회가 주어져 지역 젊은 작가의 작품 활동은 더욱 축소되고 위축되어있는 현실입니다. 마침 (사)한국미술협회 최영조 경주지부장의 제의로 대추밭장학회에서 ‘오늘의 청년 작가상’에 김서한 작가를 선정하게 됐습니다. 김 작가는 경주를 대표할 작가로 성장할 재목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 작가입니다. 특히 경주의 산재돼있는 문화재에 대한 작가 나름대로의 해석으로 경주를 표현한 작가기에 더욱 기대가 큽니다”라고 했다. -김서한 작가... 단청을 회화로 이끌어 내고 전통채색에 대한 주관적 해석 통해 현대와 아우르는 작업 하고 있어 김서한 작가는 자신만의 독보적인 화업을 구축한 이다. 새로운 해석, 독창적인 기법이 두드러지는 작가의 작품에서의 색상은 사찰의 단청 색상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김 작가는 건축의 단청을 회화로 이끌어 그 색들을 현대적 시공간으로 끌어내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 작업을 위해 2년간(2006~2008) 국내외 자료 수집을 하고 유사한 작업이 있는지를 확인부터 했다고 한다. 확신을 가지고 시작한 작업은 독특하고 신선하다는 평을 얻으며 그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 건물의 벽면은 뇌록색을 주로 사용하고 주황, 빨강, 파랑, 노랑 등의 색을 흰색과 먹으로 어우러지게 한다. 최근엔 단청이라는 색의 주제를 버리지 않고 작품을 하되 도시라는 풍경을 그리기 시작했다. 곧 사라져 버릴 재개발의 도시를 그림으로 기록하거나 2016년부터 현대의 도시 이미지를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시선으로 촬영해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선의 도시작품을 했다. 2019년부터는 ‘붉은 지붕의 마을’과 ‘계획도시’를 주제로 잡아 시리즈로 작업 중이다. 전통채색에 대한 주관적 해석을 통해 관습화된 화풍이나 의식으로부터 구애 받지 않고 정형화된 여백이나 선묘에 이끌리지 않고 표현하려 한다. 한편, 오는 6월에 방송될 모 드라마에서는 김 작가의 작품이 등장할 예정이라고 한다. -‘계획도시’ 한 두 작품 정도는 조형 작품으로도 시도해 보려는 계획 가지고 있어 “작가들에게 도움을 주고 전시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기회가 경주에선 흔치 않은데 이런 전시기회는 작가들에겐 매우 고무적이고 큰 도움이 되는 기회입니다. 전시공간 지원프로그램의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해주신 대추밭장학회에 감사드립니다”라고 말하는 김서한 작가는 초·중·고등학교, 대학교와 대학원에 출강도 하고 있어 매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올해는 이번 전시뿐만 아니라 청년작가협회 20주년 기념전, 솔거미술관 4인전도 예정돼 있어 전시 준비로 바쁠 것 같습니다”라면 근황을 전한다. 솔거미술관 전시때는 도시적인 건물 그림인 ‘계획도시’를 한 두 작품 정도 조형 작품으로도 시도해 보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또, 한 번도 시도하지 않은 작업이긴 하지만 평면 작업이었던 ‘계획도시’의 경우 입체적인 부분으로서 볼륨감을 주는 작업도 시도해 볼 예정이라고 한다. “조형 작업은 경험이 없어서 고민은 큽니다”라는 그의 작업에 대한 도전 정신은 끝이 없어 뵌다. 강의도 병행하는 그인지라 작품은 밤이나 새벽에 집중해서 그릴 수밖에 없다. 그러니 작업하는 시간은 한정적이고 여러 제약이 따른다. “제 작업은 오래 걸리고 힘드는 작업이다 보니 작품수가 턱없이 부족한 편입니다. 작품 이외의 일을 줄이고 작품에 매진하고 싶지만 사정이 아직 여의치 않아요” -가장 현재적인 작가로 활동, “경주 작가들이 아트페어 등 미술시장에 주기적으로 나가기를 권합니다” 누구보다 신중하게 작업하는 김 작가는 미술시장의 흐름과 양상을 정확하게 알고 부단하게 발맞추어 활동하고 있어 가장 현재적인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래서 그는 경주작가들이 아트페어나 미술시장에서의 활약이 미진함을 꼬집기도 했다. “작가들이 아트페어 등 미술시장에 주기적으로 나가기를 권합니다. 미술시장서 항상 보는 작가들이지만 매년 조금씩이라도 미묘하게 바뀌는 작업을 읽을 수 있거든요. 미술시장의 흐름을 읽고 판매를 염두에 두는, 즉 상업적인 부분을 고려해 순수회화와의 접점을 파악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야 ‘진보적 변화’를 할 수 있을 겁니다. 저도 단청색을 균등하게 나눠 작업했다가 그 중 한 가지 색을 정해 중점적으로 비율을 높인다던가 하는 식의 변화를 주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이번 전시에서의 작업은 ‘하얀 벽과 붉은 지붕’, ‘태양을 품은 도시’에서 노란색 작업 등을 새롭게 선보이고 시도해 보았어요. 새로운 시도에 대한 관람자의 반응을 살펴보려고 하거든요. 이런 시도로 미술시장의 흐름이나 수요를 자연스레 읽게 되는 것이죠. 이것이 시장에 나가야 하는 이유고 경주 작가들에게도 미술시장 참여를 권하는 대목입니다” -세련되고 현대적이면서도 따뜻한 감성적 작업 이어가 그는 동료 작가들이 대도시에서 잘나가는 것에 자극 받고 동료들과의 물리적 간극을 계산해보기도 한다고 고백한다. “경주에 살면서 그들과의 간극을 좁힐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하지만 제 작품의 원래적 요소가 경주에 있고 경주는 제 작업의 원천이자 영감을 얻은 곳”이라며 경주에 정착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제 작업은 아주 계산적이고 계획적인 작업입니다”라고 솔직하게 말하는 그는 세련되고 현대적이면서도 따뜻한 감성적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후배들에게 작가는 연예인과 같아야 한다고 주문합니다. 미술시장에 나갈때는 외모부터 마음가짐까지 잘 가꾸는 준비가 필요하고 그렇게 활동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요” 독특하면서도 대중적 보편성을 얻고 있는 그의 작품은 이제 상업적으로도 유망하다. ‘젊은’ 그가 경주에서 마음껏 기량을 펼치며 작업에 매진하는 모습이 변함없기를 바라본다. 김서한 작가는 개인전 11회, 부스개인전 및 국내외 아트 페어 29회, 단체전 108회를 가졌다. 작품 소장처로는 국립현대미술관 정부미술은행(‘계획도시’, 2020), 국립해양박물관(‘삶과의 대면_용궁사’, 2020),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시간의 기억’, 2018), 박찬욱 감독 단편영화 `청출어람` 산수화 참여 외 개인소장 다수. 현재 동국대학교 미술학과, 초중고등학교에 출강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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