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경주캠퍼스 이전을 둘러싼 논란으로 지역사회에 큰 파문이 일고 있다. 동국대 경주캠퍼스는 지난달 29일 대학 홈페이지에 ‘주낙영 경주시장 페이스북 게시글에 대한 입장문’을 게시했다. 입장문은 지난달 주 시장이 개인 SNS에 동국대 법인과 대화를 통해 재단, 대학, 병원, 시청 관계자로 구성된 상생협의기구를 구성해 운영하기로 했다는 것에 대한 반발로 보인다.
대학 측은 주 시장이 동국대 학교법인을 방문해 이사장인 성우 스님을 비롯해 재단 관계자들과 차담을 가진 것은 사실이나 법인은 협의기구 구성 및 운영에 합의한 바가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학교법인은 경주시가 제안한 상생발전방안 내용이 미비해 실망감을 표했으며 경주시에 대해 ‘동국대 경주캠퍼스 이전추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으니 경주시가 이 위원회에 참여해 줄 것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대학 측은 주 시장의 SNS가 사실과 다르다는 것에 문제를 제기해 ‘재단과 대학, 병원, 시청 관계자로 구성된 합의기구를 구성해 운영하기로 합의했다’는 부분이 삭제됐으며 해당 글을 인용한 기사 철회를 요청했다고도 밝혔다. 학교법인은 경주캠퍼스가 법인 산하기관으로서 독립적이고 엄중한 법인 감사의 지적 사항을 이행하기 위해 동국대 경주캠퍼스 이전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이를 통해 지속가능한 발전 방안 수립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대학 측의 이 같은 반발로 경주시의 입장만 난처하게 됐다. 대표적 대학 커뮤니티 사이트인 에브리타임의 동국대 경주캠퍼스 자유게시판에는 ‘학교가 경주시에 캠퍼스 이전 선전포고를 했다’ ‘계속 캠퍼스 여론이 공론화 돼 캠퍼스가 이전하길 희망한다’ ‘캠퍼스 이전을 반대하는 것은 경주시뿐이다’ 등의 글이 올라오는 등 캠퍼스 이전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43년 동안 경주에 뿌리를 내린 동국대 경주캠퍼스의 이전 이야기가 나오는 것 자체가 경주사회에 큰 혼란이다. 지금 대학 측의 입장을 보면 경주시에 서운한 감이 있어 보인다. 그렇다고 ‘이전추진위원회’라는 명칭으로 위원회를 구성해 시민들을 혼란스럽게 하는 것은 대학으로서도 바람직한지 새겨보아야 한다.
무엇보다 경주시는 보다 적극적으로 대학 측과 진정성 있는 논의를 통해 상생하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 차일피일 지켜만 보다가는 돌이킬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