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미손, 유산슬, 둘째이모 김다비 등 최근 방송인들이 다른 이름과 인격으로 활동하면서 ‘부캐’라는 키워드가 방송가에서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트렌드 코리아에서도 가장 주목하는 첫 번째 키워드로 상황에 맞게 다른 사람으로 변해 다양한 자아상을 표출하는 것을 의미하는 신조어 ‘멀티 페르소나’가 꼽혔다.
우양미술관은 트렌드에 맞춰 기획전시 ‘2021 우양소장품전 : 멀티 페르소나’를 오는 6월 30일까지 우양미술관 3전시실에서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시대변화에 따른 느슨해진 일상을 무기력과 혼돈으로 마주하는 대신, 새롭게 다가올 세상을 위한 자기 정화와 사색의 시간으로 삼아 개인의 지속가능한 ‘정체성’에 주목할 수 있는 전시다. 우양미술관은 개인 내면의 가치와 역할, 급변하는 사회와의 관계에서 파생될 수 있는 개인의 다층적인 정체성에 대해 고찰하고자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
다채로움을 뜻하는 멀티와 가면, 인격, 타인에게 파악되는 자아를 지칭하는 페르소나가 합성된 ‘멀티 페르소나’전을 통해 개인의 삶이 얼마나 외부 사회와 연결돼 있는지 자각할 수 있을 것이다. 전시는 ‘내면세계 속 자기 표상’과 ‘외부세계를 향한 시선’ 등 2개의 섹션으로 구분돼 있다.
첫 번째 ‘내면세계 속 자기 표상’에서는 예술가의 내면 표출의 장이자, 예술가의 시선과 공감으로 만들어진 표상이 내재된 작품을 전시한다.
대중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故 김창열 작가의 물방울 작품도 이번 전시에서 만나볼 수 있으며, 이와 함께 1세대 단색화가 박서보, 이우환, 정상화의 작품을 통해 한국 고유의 정서적 특질을 엿볼 수 있다. 이 밖에도 권여현, 서도호, 성옥희, 샘 프란시스, 이기봉, 이정진, 장 마르크 뷔스타망트, 장 피에르 레이노, 전광영, 최만린 등 14명의 작가 작품 17점을 통해 작가들의 진정한 사유세계와 자아의 본질을 만나볼 수 있다.
두 번째 ‘외부세계를 향한시선’에서는 예술가 개인의 다양한 페르소나를 활용해 이를 매개체로 작품이 지닌 당대의 시대상과 사회상을 재해석하고, 사회 구조와 주요한 흐름을 다층적인 관점으로 짚어볼 기회를 제공한다. 니키 드 생팔, 루돌프 스팅겔, 막달레나 아바카노비츠, 뮌, 시그마 폴케, 알렉산드리아 미틀랸스카, 요그르임멘도르프, 지석철, 정창섭, 칸디다 회퍼, 탐 웨슬만 등 11명의 작가 작품 14점을 통해 당시 예술가들의 상황을 읽을 수 있다.
우양미술관 측은 “이번 전시는 당시 예술가 개인의 자아와 시대성이 반영된 작품을 통해 개개인의 삶과 작품세계를 이해하고 나아가 예술이 내포한 사회문화적 메시지를 끌어낸 예술가의 내면과 외부사회와의 관계를 재조명하는 전시”라면서 “예술의 본질이 가지는 의미를 살펴보고 사회적 역할에 대해 모색해 작품이 지니는 다층적 정체성, 즉 ‘멀티 페르소나’적 면모를 발견하는 실마리를 제공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시 기간 내 미술관 2층 관람객 참여형 공간에서는 전시 관람 후, 내면세계를 성찰하고 본인의 정체성에 대해 자유롭고 독창적인 발상을 스스로 표출하는 전시연계 프로그램 ‘또 다른 나 마주하기’가 무료로 진행된다.
미술관 관람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며 매주 월요일은 휴무다. 매주 주말 오전 11시와 오후 4시에는 전시해설이 사전 예약제로 운영된다. 문의는 054-745-70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