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가 ‘서경주 체육공원 조성사업’과 관련된 자료를 단순 회의용으로 급조해 배부한 것이 알려져 주민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급조된 자료와 실제 추진하고 있는 계획이 달라 주민 혼란을 야기했다는 것. 특히 시에서 배포한 보도자료에도 실제 추진 내용과 다른 사항이 포함돼 혼란을 더욱 가중시켰다는 지적이다.
경주시는 지난해 1월부터 건천·서면·산내 등 서경주 지역 주민들의 다양한 스포츠 여가활동 보장을 위해 70억원을 들여 건천읍 천포리 일원에 ‘서경주 체육공원’ 조성을 추진 중에 있다.
내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지난해 토지매입을 완료했으며, 올 7월경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토지매입비 등에 총 70억원(국비 9억원, 도비 6억원, 시비 55억원 )의 예산이 투입된다.
문제는 지난해 시 내부 자료에서 언급된 사업내용 중 담당자가 계획하지도 않은 시설이 포함돼 있었던 것. 당시 자료에는 ‘실내체육관, 풋살장, 그라운드골프장, 테니스장 등’을 설치할 예정이라고 표기돼 있었다.
이후 이 자료를 토대로 주민들은 건천에 풋살장이 만들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었고, 이 지역 청소년들과 젊은 층에서 많은 관심과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지난 4일 주민들은 시 관계자로부터 체육공원에 풋살장 설치 계획은 없다는 설명을 들어 혼란이 야기됐다.
이에 대해 경주시 관계자는 “주민들이 알고 있는 계획안은 지난해 6월경 회의를 위해 급히 작성된 자료로 실제 추진 시에는 실내체육관, 파크골프장 혹은 그라운드골프장만을 계획하고 있었다”면서 “4~5월경 주민설명회를 개최해 의견수렴을 하겠다”고 전했다.
주민 A 씨는 “지난해부터 건천에 풋살장이 들어선다는 얘기가 있었고 이를 뒷받침하듯 시 자료도 확인했다”면서 “관계자는 실시설계 후 주민설명회를 개최한다는데 당초 계획을 세울 때 수요조사를 거쳐서 설계에 들어갔어야 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지역 중·고등학생들도 언제 풋살장이 생기느냐면서 관심을 갖고 있는데 잘못된 서류 하나로 헛된 희망을 주는 것은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많은 예산이 소요되는 만큼 주민들 수요와 미래성을 확실하게 판단해 건립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주시 담당부서와 관계부서 간 서경주 체육공원 조성에 관한 소통도 크게 없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지난 15일 경주시가 배포한 보도자료에는 ‘건천읍 천포리 일원에 소규모 실내체육관과 풋살장 등 다양한 체육시설’이라는 문구를 포함하고 있었던 것.
건천읍 관계자는 “읍에서 송부한 보도자료에는 서경주 체육공원의 시설관련 내용은 없었는데 보도 담당과에서 내용을 추가한 것 같다”면서 “아직 설계가 들어가지 않은 이상 주민 의견을 수렴해 체육공원이 건립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