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출신 미술가 최정윤 작가가 참여하는 포스코미술관 기획전 ‘예술가로 사는 것’이 지난 3월 17일부터 시작돼 4월 27일까지 테헤란로 포스코 빌딩 지하1층 포스코 미술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회에는 김나리, 이정록, 정보영, 정직성, 최순임, 홍인숙 작가 등 20년 이상 작품활동해 온 중견 작가들이 함께 초대되어 7인전을 진행 중이다. 이번 전시회에서 최정윤 작가는 검(劍)과 꽃으로 대별되는 설치 조형물을 선보였다. 레진과 소금, 스테레스 스틸과 실 등으로 검과 꽃을 형상화 한 작품은 약 5년 전부터 최정윤 작가가 몰입해온 작품 주제다. 이들 조형물들에 대해 최정윤 작가는 검을 부와 권력으로 상징되는 인류 역사의 실체라고 보고 여기에 소금을 사용한 것 역시 생명성과 종교성, 부와 권력에 대한 욕망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마찬가지로 자연계에서는 꽃과 열매가 검과 동질적인 욕망의 찰나적 존재물임을 표현한 것이다. 또 꽃을 장식한 다양한 색의 실은 실이 가진 주술적인 성격과 인간세상의 다양한 욕망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결국 검에 도사린 직접적이고 보편적인 인간의 권력 및 욕망과 꽃의 화려함 속에 감추어진 본질적인 욕망이 서로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사람에게 내재된 욕구를 표현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최정윤 작가는 중학교 때부터 미술부 활동을 시작해 경주고를 졸업한 후 서울대학교에서 회화를 전공했고 작업 초기에는 도예작업을 주로 해오다 지금은 설치미술을 주로하고 있다. 초기에는 정(鼎)으로 대별되는 삼족기(三足器)를 제작, 인간의 절대적 권위를 위시한 욕망을 그 속에 담았다. 이 정은 세월이 흐르면서 검(劍)으로 형상을 바꾸었고 다시 꽃과 열매로 변해갔다고 회고한다. 그런 한편 이런 재료가 주는 의미와 언어성을 조형에 접목하기 위해 소금과 실 등 재료를 사용했다고 설명한다. 30년 넘게 미술 작업을 해온 최정윤 작가는 50세 이후에 비로소 자신이 전문 작가가 된 듯하다며 예술세계의 어려움을 간접적으로 토로했다. 젊어서부터 확고한 작품관으로 명작을 남긴 작가들은 천재라고 인정하면서도 꾸준히 세월을 견디고 쌓아 완성된 작품세계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것이다. 특히 익숙함에서 오는 습관을 탈피하여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것이 예술가의 삶이라 규정하며 이런 작가들이 구현한 전시회를 통해 빠르게 사는 현대인들이 느리게 사는 삶을 배워볼 것을 제안했다. 매년 각종 전시회에 초대되어 작품세계를 알려오던 최정윤 작가는 2019년 5월에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열린 제58회 베니스 비엔날레 특별전, ‘퍼스널 스트럭처(Personal Structures)’ 전시에서 베네치아섬 팔라조 벰보(Palazzo Bembo)의 유러피안 컬처 센터(European Cultural Centre, ECC)에 5월 11일부터 11월 24일까지 작품을 전시해 한국 아티스트의 위상을 자랑한 바 있다. 한편 이번 전시회에 초대된 7인의 작가들은 매주 포스코 미술관에서 기획하는 ‘작가와의 대화’를 가지는데 최정윤 작가는 4월 14일 오후 6시에 예정돼 있다. 이 특별한 대화는 코로나 현황을 감안하여 포스코 임직원들과 미리 신청한 일반인 등 20인에 한해 열린다. 관심 있는 애호가들은 포스코 미술관에 미리 사전 신청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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