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7일 서울, 부산 시장 보궐선거의 열기가 뜨겁다. 그러나 이는 전초전이다. 내년 3월 9일의 대통령선거가 메인 이벤트이다. 만약에 여권이 서울, 부산 시장 선거에서 모두 진다면, 그것은 여권에 엄청난 충격을 안겨준다. 거꾸로 두 자리를 모두 얻는다면, 여권 그중에서도 친문세력은 지난 국회의원 총선에 이어 다시 한 번 탄력을 받으며 대통령 선거를 자신들의 의중대로 이끌어나갈 힘을 얻는다. 이 때문에 여권은 4월 7일의 선거에 마치 목숨을 걸고라도 해치우려는 듯이 덤벼들었다. 선거법 위반이고 뭐고 없다. 우선은 이 선거에서 이겨야 한다는 절박감에 모든 것을 걸었다. 그러나 4월 7일 시장보선은 예선에 불과하다. 본선은 어디까지나 내년의 대통령 선거이다. 이 대통령 선거의 결과가 어떻게 될 것인지를 가늠해보고자 한다. 하지만 워낙 변수가 많아 1년밖에 남지 않았음에도 전망의 정확성은 보잘것없을 수 있다. 그런데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3월 5일 퇴임함으로써 큰 불확실성의 하나가 제거되었다. 그는 유력한 대선주자로 각종 여론조사에서 거듭 확인되었음에도 공직에 있었다. 또 그의 출마를 막으려고 하거나 그를 음해하는 여권의 공작이 워낙 집요하게 추진되어 와서 그라는 유력한 변수를 대선결과의 예측 산술에 제대로 넣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러면 보다 큰 그림을 한 번 그려보자. 이 그림 속에서 우리는 대선의 전망을 조금은 뚜렷하게 할 수 있다. 박근혜 정부나 지금의 문재인 정부는 다른 것 같으면서도 아주 비슷하다. 그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처럼 문재인 대통령도 청와대에서 거의 ‘혼밥’을 한다는 소문이 있는데, 두 사람의 성향이 어쩌면 대단히 닮았을지 모른다. 그것은 가까운 측근에 휘둘리고, 소수의 신뢰할 수 있는 사람 외에는 믿지 못하는 폐쇄적 스타일이라 인사를 아주 좁은 영역 내에서 한다는 것이다. 물론 문 대통령은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도 더 강한 팬덤을 갖고 있고, 그 팬덤을 적절히 이용하며, 감성정치의 달인이라고 평할 수 있다. 그 점에서 박근혜 씨도 뛰어난 능력을 발휘했으나 아무래도 문 대통령에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두 사람의 이런 성향은 정치의 실종을 낳았다. 무엇인가 제대로 국정이 굴러가지 않는다는 강한 불만이 제기되어왔다. 현실의 문제를 과감하게 정확히 분석하고 또 이를 바탕으로 즉각 대처하지 못한 채 국정의 동력이 무척 약하였다. 그 결과 생겨난 유약하고 무능한 리더십이 낳는 여러 부작용이 군데군데 생겨났고, 이런 속에서 국민들은 ‘10년간의 리더십 위기현상’을 타파할 수 있는 강한 지도자를 희구하게 되었다. 나는 이런 현상을 바라보며 일찌감치 예측하였다. 윤석열 총장은 조만간 정계에 진출할 것이고 그와 이재명 지사가 차기 대통령 후보로 투 톱을 이루어 각축을 벌일 것이라고 했다. 지금까지는 내 예측이 맞았던 셈이다. 그러나 권력에 흠뻑 취한 친문세력이 절대, 호락호락 두 사람 중의 하나가 대통령에 당선되도록 가만 놔두지는 않을 것이다. 여권의 강경파가 중수청의 설립 등으로 ‘검찰의 폐지’를 추진해온 것도 이러한 시각에서 바라보면 그 실체가 조금 더 뚜렷해진다. 더욱이 이번 4월 보선에서 서울, 부산 시장 선거에서 모두 이긴다면 그들은 막판 뒤집기를 강력하게 시도할 것이다. 그 반전의 시도는 내년 대선을 결정지을 국민의 의사를 왜곡, 변개하여 권력의 장악을 꾀한다는 점에서, 그리고 과거처럼 총칼에 의한 것이 아니란 의미에서 현대판 ‘연성쿠데타’라고 할 수 있고, 집권세력 내에서 일어난다는 점에서는 ‘친위쿠데타’라고 부를 수도 있다. 과연 친문세력이 마지막 벌일 정치투쟁은 성공할 것인가? 친문세력에서 내세울 수 있는 사람 중 이재명이나 윤석열에 필적할 수 있는 강한 리더십을 가진 사람은 잘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그들의 필사적인 시도는 난관에 부닥칠 수 있다. 또 최근 생긴 ‘LH사태’가 그들의 발목을 끈질기게 잡는 귀신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내년 대선에 관한 내 전망을 독자 여러분들이 가진 전망과 한 번 비교해보면 어떨까 한다. 그리고 여건 야건 강력한 개성을 가진 후보자들이 출현하여 국민을 위한 선의의 경쟁을 벌이는 현상을 바라보며, 그들이 잘해나가도록 응원해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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