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호<인물사진> 수필집 ‘허수아비’가 지난달 도서출판 문학관에서 발간했다. 허수아비는 현직에서 물러난 작가를 빗댄 표현이다. 작가의 삶이 오롯이 녹아있는 수필집 ‘허수아비’는 전 세대 비슷한 경험과 기억을 가진 이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주기 충분하다.
수필집은 △내 사랑 얼레지꽃 △아빠라 불러주던 아이들 △추억 속으로 날아간 새 △그건 오해였다 △다시 찾은 3번 △빈자리 △허수아비 등 총 7파트로 나눠 64편의 이야기를 담았다. 특히 최돌문 작가의 사진과 이정혜 작가의 문인화 작품, 그리고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외손녀의 허수아비 그림이 어우러져 수필의 감동을 더해주고 있다.
최태호 수필가는 학창 시절 ‘수필은 청자연적이다. 수필은 난이요, 학이요, 청초하고 몸맵시 날렵한 여인이다…수필은 한가하면서도 나태하지 아니하고, 속박을 벗어나고서도 산만하지 않으며, 찬란하지 않고 우아하며, 날카롭지 않으나 산뜻한 문학이다’라는 금아 피천득 선생의 글을 읽고 수필에 대한 동경이 시작됐지만, 작가에게 정작 수필은 노년의 꿈이 됐다.
“수필과 함께한 제 삶의 후반부는 참으로 행복했습니다. 삶이 지루하거나 방황할 틈이 없었죠. 수필은 내 삶 속을 흐르는 맑은 개울물 같아 가끔 그 물가에 앉아 세파에 오염된 마음을 씻고, 옛 추억을 반추하며 그리움 속으로 드나들기도 했습니다”
지천명을 넘어선 어느 가을, 최태호 수필가가 늦은 글쓰기를 시작하면서 오직 한 가지 바라는 것이 있었다. 자신이 쓴 글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남기는 것이 바로 그것.
“수필집 발간은 제 삶의 가장 보람된 일이요, 마지막 작업으로 생각해 왔습니다. 제멋대로 생긴 못난 글들이지만, 길고 멀고 날이 저물어 더는 버려둘 수가 없었죠. 오랜 기간 방치해둔 글이라 한곳에 묶는 데 어려움도 많았지만, 한자리에 모아놓고 용서를 빌어봅니다”
경북 경주 출신인 최태호 수필가는 고교 교사를 역임했다. 1998년 월간문예사조 신인상으로 등단했으며, 2011년 경주문협상 수상, 2014년 제3회 경주문학상을 받았다. 경주문인협회 사무국장 및 부지부장, 경주문예대학 동창회장, 행단문학회 초대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 수필문학가협회 이사, 신라문학대상 운영위원으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