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연 작가<인물사진>가 오는 24일부터 명동성당 갤러리 1898에서 ‘현존’이란 주제로 개인전을 개최한다. 서울대교구홍보위원회 후원하는 이번 전시에서 정미연 작가는 지난해 출간된 ‘그림으로 보는 복음 묵상’에 실린 성화작품과 ‘나 자신과 함께하는 십자가의 길’ 등 회화 200여점과 조각 16점을 선보인다. ‘그림으로 보는 복음 묵상’은 글과 그림으로 신약 성경 전체를 풀어낸 서적으로 최근 몇 년간 서울주보를 시작으로 대구, 전주, 원, 제주 등 여러 교구의 주보 표지에 실렸던 정 작가의 작품 200여점과 허영업 신부의 묵상 글을 통해 신앙고백으로서의 예술을 담은 책이다. 정미연 작가는 “코로나로 인해 나약해져 있는 우리에게 하느님의 현존은 힘의 원천이다. 그것을 성찰하기 위해 천지창조를 그리게 됐다”면서 “하느님의 모든 창조사업에는 인간에 대한 사랑이 핵심인 것을 다시 한번 이미지를 통해 전달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 자신과 함께하는 십자가의 길은 비겁하고 나약한 우리 자신의 모습을 비춰보고 예수님과 화해하는 과정을 담았다”고 덧붙였다. 정미연 화백의 작업은 한국인의 정서에 맞춰 그려진 성화다. 신앙의 핵심이라고 할 십자가의 길을 조각으로 표현한 14개의 성상과 ‘천지창조’의 7일을 콘테를 이용해 작업한 작품들이 함께 전시될 예정이다. 이주헌 미술 평론가는 “정미연 작가는 신약성서의 주요 내용이 연재를 통해 그만의 감성과 스타일로 형상화됐다. 그 바탕에는 그녀의 기도와 명상, 고백이 깔려 있다. 그림으로 구사되는 그 신앙의 언어가 주보를 보는 다양한 연령과 지역, 삶의 배경을 가진 미사 참례자들에게 제대로 다가가도록, 그뿐만 아니라 그들이 감화까지 느낄 수 있도록 그녀는 많은 고민과 실험을 해왔다”면서 “나아가 지금껏 대부분의 성화가 서양 미술가들에 의해 그려진 서양적 감성의 산물인 까닭에 우리 고유의 미학이 우러나도록, 특히 의상이나 비례 같은 부분에서 우리다운 감성이 살아나도록 갖가지 시도를 해온 작가다”고 말했다. 한 아름 쌓아놓은 가을의 과일들처럼 다채롭고 풍성한 모자이크의 축제가 될 ‘현존’. 예술로서 예술이 아닌 신앙고백으로서 예술이 왜 소중하고 의미 있는지 되돌아보게 하는 이번 전시는 4월 5일까지 명동성당 갤러리 1898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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