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학령인구 감소가 가속화되면서 전국의 지방대학들이 ‘벚꽃이 떨어지는 순서대로 대학이 문을 닫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위기는 경주지역 대학들도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 특히 같은 원석재단인 경주대와 서라벌대학은 심각하다. 경주대는 최근 신입생 충원율이 30% 이하로 떨어지면서 이제 존폐위기에 내몰렸다. 구 재단의 비리논란으로 재정지원 제한대학으로 지정된 경주대는 2016년 72.6% 충원율을 기록했지만 2017년에는 56.1%, 2018년도에는 32.9%, 2019년에는 20.5%, 2020년도에는 25.1%로 급감하고 말았다. 재학생 충원율도 2018년 45.5%, 2019년 36.7%, 2020년 34.1%로 매년 감소했으며 중도탈락률 역시 2017년 13.1%에서 2018년 15.6%로 10%대를 유지하다 2019년에는 32.1%로 급격히 상승했다. 지금 경주대는 신입생, 재학생 충원율 감소에다 중도 탈락학생까지 증가하면서 삼중고를 겪고 있다. 그동안 신입생 충원율이 높았던 동국대 경주캠퍼스도 올해는 249명의 신입생을 추가 모집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위덕대도 신입생 충원율은 90%이상 유지되고 있지만 중도탈락학생 비율이 10%이상을 기록하는 등 재학생들이 빠져나가고 있다. 사학비리 문제로 지역사회에 큰 파장을 몰고 왔던 경주대는 지난해 12월 같은 원석재단인 서라벌대학과 통합을 위한 MOU를 체결하고 경쟁력 있는 대학으로 재도약을 모색하기로 했지만 재단과 학교 내부의 이해관계가 서로 얽히면서 큰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지방사립대의 경우 저출산과 학령인구 감소에다 수도권 대학 선호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신입생 모집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이러한 지방대학의 위기는 지역경기 침체와 지방소멸을 가속화 시킬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방대학의 문제를 풀기 위해선 먼저 정부의 공공적인 개입이 요구된다. 현 정부는 지방자치분권을 매우 중요시 여기고 주요 정책을 펴고 있다. 정부가 지방자치제를 공고히 정착시키려면 지역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지방대학들의 경쟁력을 높이는 제도를 보완하고 적극 지원해야 한다. 재단과 학교관계자, 지역사회도 대학이 성장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경주대와 서라벌대학의 통합은 미룰 수도 거스를 수 없다고 본다. 앞에서는 통합해야한다고 하면서 뒤에서는 서로 다른 생각을 한다면 대학을 살리는 길은 요원하다. 시민들은 경주대와 서라벌대학의 통합을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재단과 두 대학 관계자들이 의지만 확고하다면 통합은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 오랫동안 경주사회에 역할을 해 온 두 대학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비극만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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