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주시 교통문화지수가 2019년에 비해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중하위권에 머물러 행정당국의 대책마련과 함께 교통안전에 대한 시민인식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교통문화지수는 시민들의 교통안전의식 수준을 평가해 지수화하기 때문.
전국 229개 기초지자체를 4개 그룹(인구 30만 이상·미만 시, 시·군·구)으로 분류해 운전행태, 보행행태, 교통안전 등 3개 항목에 대한 지표를 평가한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최근 발표한 ‘2020 교통문화지수 실태조사’에서 경주시는 100점 만점에 ‘74.8점’을 받았다. 이는 인구 30만 미만 시 49개 지자체 중 32위, C등급으로 중하위권 수준이다. 교통문화지수 전국 평균 78.94점, 30만 미만 시 그룹 평균 79.34점에 못 미친다.
또 경북도내 인구 30만 미만 8개 시 중에서도 낮은 지수를 기록했다. 영주시(81.82, 12위), 문경시(81.08, 15위), 김천시(80.44, 18위), 경산시(80.23, 19위), 안동시(79.32, 25위), 상주시(78.55, 31위) 다음으로 경주시가 7위를 기록했다. 영천시(75.49, 41위)가 가장 낮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최근 3년간 교통문화지수가 조금씩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경주시는 지난 2018년 74.8점(40위)으로 최저점을 찍은 뒤 2019년 74.8점(37위), 2020년 78.53점으로 소폭이지만 상승세를 보였다. 앞서 2016년 79.14점(35위), 2017년에는 77.92점(40위)으로 평가 받았다.-‘안전띠 착용률’ 큰 폭 하락, 운전자 인식개선 절실 2020년 ‘운전행태’ 실태조사 결과 경주시의 지수는 55점 만점에 45.34점으로 나타났다. 전년 43.15점 대비 소폭 상승했지만 8개 항목 중 ‘안전띠 착용률’, ‘운전 중 스마트기기 사용빈도’, ‘방향지시등 점등률’ 등 3개 항목은 낮게 나와 개선해야 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안전띠 착용률은 64.5%에 그쳐, E등급에 순위는 49개 지자체 중 47위였다. 전년 83.9% 대비 19.4%p 큰 폭으로 하락했다. 운전 중 스마트기기 사용빈도 조사도 전년보다 많은 것으로 조사돼, 운전자들의 의식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운전 중 스마트기기 사용여부를 묻는 설문조사에서는 35.9%가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9년에는 30.2%로, 인구 30만 미만 시 그룹 내 순위가 7위에서 25위로 크게 떨어졌다.
자동차 방향지시등 점등률 조사도 73.1%로 나타나 전년 74.4%에 비해 소폭 하락했고, 순위는 35위를 기록했다.
반면 횡단보도 정지선 준수율, 신호준수율, 이륜차 승차자 안전모 착용률, 음주운전 빈도, 규정속도 위반 빈도 등 5개 항목은 전년대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이륜차 승차자 안전모 착용률은 91.7%로 전년 64.4%에 비해 27.3%p 큰 폭으로 개선됐다. 횡단보도 정지선 준수율은 92.51%로, 전년 87.98%보다 상승했고, 순위도 13위에서 6위로 7계단 뛰어올랐다. 음주운전 빈도 2019년 5.7%에서 지난해 3.8%, 규정속도위반 빈도 53.8%에서 40.6%로 2개 항목 모두 개선됐다.-보행자 10명 중 4명 무단횡단 경험 있어 시민들의 보행행태를 평가하는 3개 항목 중 ‘횡단보도 신호 준수율’과 ‘횡단 중 스마트기기 사용률’은 전년보다 개선됐지만, ‘무단횡단 빈도’는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횡단보도 신호 준수율 조사 결과 96.1%가 녹색 신호 안에 횡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82.4%에서 13.7%p 개선됐다. 횡단 중 스마트기기를 보면서 횡단하는지 여부를 조사한 결과 3.5%에 그쳐, 순위는 49개 지자체 중 3위에 올랐다.
반면 횡단보도가 아닌 도로에서의 무단횡단 빈도는 43.4%로 10명 중 4명이 무단횡단을 한 것으로 응답했다. 2019년에는 32.1%로 전년 대비 무단행단 비율이 상승해 보행의식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표 참조> -경주시 교통안전위한 자체 노력 필요성 제기 지자체의 자체 노력을 평가하는 교통안전 실태조사에서는 조사 항목별로 차이를 보였다. 경주시는 교통안전 전담 부서·팀과 주차단속 전담팀 유무와 담당 공무원 교육 등을 평가하는 ‘지자체 교통안전 전문성 확보 여부’에서 4점 만점으로 1위에 올랐다.
반면 ‘지자체 사업용 차량 안전관리 수준’ 항목은 2점 만점에 0.1점에 그쳐 순위 44위로 평가 받았다. 이는 경주시가 사업용 차량에 대한 운행기록계 자료 활용실적 및 안전점검 실적이 거의 없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외에도 ‘지역 교통안전정책 이행정도’는 5점 만점에 2.6점, 지자체 교통안전 예산 확보 노력은 2점 만점에 1.47점을 받아 전년보다 소폭 올랐다.
‘교통사고 발생정도’ 평가결과 ‘인구 및 도로연장 당 자동차 교통사고 사망자 수’와 ‘사업용자동차 대수 및 도로연장 당 교통사고 사망자 수’ 평가 지표는 내려갔다.
각각 5점 만점에 2.65점, 3점 만점에 2.07점으로 나타났고, 순위는 각각 36위와 39위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반면 ‘인구 및 도로연장 당 보행자 사망자 수’는 4점 만점에 3.04점으로, 전년 2.97점 보다 소폭 올랐고, 순위도 26위에서 18위로 올랐다.
한국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경주시의 횡단보도 정지선 준수율, 신호 준수율, 음주운전 빈도 등은 유사 규모의 타 지자체에 비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반면 방향지시등 점등률, 안전띠 착용률, 무단횡단 빈도 등은 타 지자체 대비 미흡한 것으로 나타나 개선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또한 “교통안전부문 예산 확보 노력, 지자체 사업용 자동차 안전관리 수준은 다소 낮고, 인구 및 도로연장 당 자동차 교통사고 사망자 수와 사업용자동차 대수 및 도로연장 당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높게 나타나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경주시 관계자는 “안전띠 착용률이 떨어지고, 무단횡단 빈도가 높게 나타나는 등의 이번 평가 결과를 토대로 보다 안전한 교통안전 대책을 마련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