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되면 주고받는 연하장에 어김없이 새겨져 있는 글 송구영신.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으며 갤러리 란에서는 2021 새해맞이 전이 진행되고 있다.
이번 전시는 갤러리 란의 소장전으로 건강과 행복의 바람을 담은 회화 작품 20여점을 만나볼 수 있다. 밭에서 방금 수확한 듯 캔버스에 담긴 싱싱한 자두에 입 안 가득 침이 고인다. 흘러넘칠 듯 가득 찬 자두에서 어머니의 모자람 없는 사랑이, 곱고 탐스러운 자두의 붉은색에 이창효 작가는 평안과 건강의 의미를 담았다.
할머니 손길이 묻어나는 묵직한 솜이불이 어린 시절 추억과 함께 차곡차곡 포개어져 있다. 이강 작가는 평범한 삶 속에 숨겨진 인생의 따뜻함을 소박하고 진실한 사유를 통해 담백하게 풀어낸다.
막대사탕 하나로 행복했던 어린 시절 아련한 추억에 슬며시 미소가 번진다. 임지혜 작가는 발랄한 색채의 달콤한 막대사탕을 통해 긍정적인 에너지를 발산한다.
전통과 해학을 화폭에 담아내는 김호연 작가의 십장생은 새해맞이를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어울리는 주제다. 작품 곳곳에 표현된 해학적인 요소는 재미와 감동을 선사하기에 충분하다.
연인의 노랫소리가 귓가를 행복하게 하듯 김정란 작가는 시원한 아침 공기와 싱그러운 햇살을 머금은 한적한 도로를 따라 기분 좋은 하루를 예견한다.
자연경관과 기암괴석이 장관을 이루는 대왕암에 최한규 작가의 인연(人蓮) 꽃이 고귀한 자태를 드러내고 있다. 작가는 자연풍광 속에 현대인들의 삶과 바람을 녹여내고 있다.
이 밖에 휘어진 철사의 선을 따라 추억과 상상 속을 유영하며 연상되는 이미지를 표현하는 김영목 작가, 인간의 근원적인 사유를 꼬아 붙인 한지를 통해 표현하는 박수미 작가, 참새와 꽃을 소재로 우리의 삶을 이야기하는 김미지 작가, 화선지에 먹과 붓으로 자연의 감정을 들춰내는 김복희 작가, 로봇과 단청을 소재로 이미지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는 박종희 작가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김정란 대표는 “갤러리 란에서는 개관 이후 시민들과 관람객들의 희망찬 새해를 기원하며 신년 기획전을 열고 있다”면서 “코로나19로 모두가 어려운 시기에 작은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2021 새해 맞이전’에 이어 3월 갤러리 란에서는 개관 3주년을 맞아 기념초대전 ‘다시 희망을 ; 봄 전’을 계획하고 있다.
‘다시 희망을 ; 봄 전’에서는 현장 사생의 생생함을 화면에 전하는 이기선 작가, 참새의 익살스러운 재잘거림으로 즐거움을 전하는 김미지 작가, 자연의 길 속에서 오롯이 시간을 안내하는 김정란 작가, 달과 연꽃을 통해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최한규 작가 등 4인의 작가가 참여해 각자만의 방식으로 희망을 이야기하는 따뜻한 전시를 선사할 예정이다. 전시는 생활 속 거리 두기 지침 아래 관람이 가능하며, 운영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월요일 휴관. 문의 070-7360-37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