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법인 동국대 이사회에서 경주캠퍼스에 대한 감사보고와 함께 경주캠퍼스의 의과대학을 포함한 학교 자체를 수도권이나 타 지역으로 이전하는 논의를 한 것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이사회에서 거론된 내용은 경주시의 학령인구 감소 등에 따른 신입생 모집의 어려움으로 캠퍼스 운영에 한계를 보이고, 동국대 경주병원도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이전을 포함한 장기적인 발전계획이 수립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내용이 공개되면서 경주사회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최근 주낙영 경주시장도 자신의 SNS를 통해 “동국대 경주캠퍼스를 타 지역으로 이전하겠다는 어떻게 이런 황당한 이야기가 나오는지 어이가 없다. 지방대학이 어렵기는 다 마찬가지인데 자구노력이 우선되어야지 무슨 뜬금없는 캠퍼스 이전이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경주사회의 반발이 거세지자 동국대 경주캠퍼스 측은 “적극적인 학제개편으로 체질을 강화하고 지자체 고등교육지원사업을 적극 수주해 대학의 경쟁력을 높여 경주에서 지역 발전과 혁신의 주체로 지속하며 상생 발전하고자 적극 노력하겠다”고 해명했다. 이번 동국대 경주캠퍼스 이전 문제가 이사회에서 논의된 것은 이미 학교법인 측에서도 상당한 논의와 진척을 의심하게 한다. 특히 이번에 이전 지역이 수도권뿐만 아니라 김해시도 거론된 것으로 보아 경주시민도 모르게 진행한 것은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동국대 경주캠퍼스는 1978년 불교 정신에 입각한 건학이념을 바탕으로 정신문화와 과학문화의 조화를 통한 민족문화의 창조, 통일주역의 지도적 인재양성, 지역사회와 학문발전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동국대 경주캠퍼스 설립 당시 건학이념과 설립 취지를 보면 불국정토이자 유구한 역사문화를 간직한 경주가 최적지라고 판단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주를 비롯한 주변 지역의 인구감소로 인한 신입생 모집 한계, 병원 운영의 어려움 등을 들며 이전하겠다는 것은 동국대가 그동안 추구해 온 명분을 의심하게 한다. 그리고 동국대 경주병원의 운영도 깊이 되돌아보아야 한다. 경주시민들은 경주에 대학병원이 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 동국대 경주병원이 살길은 이전이 아니라 경주시민들에게 신뢰를 주는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신 의료장비와 뛰어난 의료진을 구축하는 것이다. 지난 43년 동안 동국대 경주캠퍼스가 5만여 명이 넘는 인재를 배출할 수 있었던 것은 경주사회도 한 몫을 했다고 본다. 동국대 이사회는 지금 캠퍼스 이전 논의를 할 것이 아니라 내부적인 문제점을 쇄신해 지방 최고의 명문대학으로 우뚝 서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방대학의 학생 수 감소는 이미 전국적인 현상이다. 지방대학들이 살아남기 위해 자구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동국대 경주캠퍼스가 지방이라서 여건이 더 좋은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려고 한다면 이전하더라도 대학의 발전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