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원전 내 과도한 삼중수소가 검출된 것은 공기 중 삼중수소가 맨홀의 고인 물에 흡착돼 그 농도가 높아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향후 결과가 주목된다.
다만, 이는 한수원이 자체적으로 한 실험결과여서 외부기관 등을 통한 투명하고 명확한 추가 검증이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14일, 18일 각각 월성원전을 찾은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의원단에 대한 삼중수소 검출 관련 현안보고에서 나왔다.
원흥대 월성원자력본부장은 이번 보고에서 “월성 3호기 터빈건물 하부 배수로 맨홀2 지점에서 삼중수소 농도가 최대 71만3000베크렐이 검출된 원인으로 공기 중 삼중수소가 고여 있던 물에 흡착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원 본부장에 따르면 실험은 지난해 9월 10일부터 11월 24일까지 진행됐다. 이 지점 6개 맨홀에 물 1리터를 담은 비이커를 75일 동안 두고 삼중수소 농도를 점검한 결과 초기 675베크렐에서 무려 1837배인 124만베크렐로 증가했다는 것이다.
원 본부장은 “자체 실험결과 공기 중 삼중수소가 고인 물에 흡착돼 삼중수소 농도가 높아진다는 실험결과를 얻었고, 그 개연성을 확인했기 때문에 신뢰성과 투명성을 확보한 결과를 얻으면 국민들께 공개할 예정”이라며 “앞으로 외부기관을 통해 같은 실험을 해 공기 중 삼중수소 전이를 규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공기 중 삼중수소 유입 방지를 위해 보조건물 등에 대한 밀봉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원 본부장은 건물 내 방사능 물질이 많은 폐수지저장조, 액체폐기물저장조, 사용후연료저장조 등 3곳에서의 삼중수소 누출도 없었다고 밝혔다.
폐수지저장조와 액체폐기물저장조 외벽은 외부에 노출돼 있어 누수 즉시 확인 가능하며, 바닥 누수에 대비해 집수조가 별도 설계돼 있어 지하수로의 유출 가능성은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하매설배관은 전류탐사, 공기누설 시험 등을 통해 확인한 결과 PVC 재질 배관 한 곳에서 누설부분이 확인돼 2019년 하반기부터 지난해 4월까지 강화 PVC 배관으로 교체를 완료했다. 이에 따라 배관을 통한 삼중수소 누출도 없었다는 것.
원 본부장은 “점검 결과 아무리 생각해도 삼중수소가 71만3000베크렐이 나올 수 없는 구조”라며 “다만 2개의 맨홀 중 지하수 등의 유입부에 삼중수소 농도가 2000베크렐인데 배출부에서 과다 검출된 점에 착안해 이번 실험을 하게 됐고, 공기 중 삼중수소의 흡착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원 본부장은 논란이 일고 있는 월성1호기 사용후핵연료저장조(SFB) 차수막 파손에 대해서는 실수를 인정했다. 하지만 이로 인해 문제가 될 만한 삼중수소 누출이나 감마핵종 검출은 없었고, 건물의 건전성도 유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원 본부장은 차수막 파손에 대해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후속대책으로 원자로 건물과 사용후연료저장조 사이에 격납건물 여과배기설비를 추가로 건설해야 하는 상황이 생겼다”며 “2012년 6월 공사 시 파일을 박는 과정에서 구조물 밑에 차수막판이라고 하는 플라스틱 재질이 관통하는 일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설계는 중수로 원전 원설계사인 프랑스 AREVA사가 맡았는데, 원설계자가 설계를 하고 설계변경서를 만들었기 때문에 별도의 추가 검토하는 과정을 놓쳤다”며 실수를 인정했다.
그러면서 “2018년 월성 2~4호기 공사를 위해 검토하다 차수막판이 있는 것을 발견했고, 앞서 1호기 공사에서 차수막판이 파손된 것을 인지했다”며 “이 같은 사실을 즉시 규제기관에 보고하고 민간환경감시기구 등에도 알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원 본부장은 “차수막판이 손상돼 이곳을 통해 지하수를 오염시키고 있다는 의심이 일고 있다”면서도 “물이 새면 모든 물은 집수조로 모이고, 이는 액체폐기물계통을 통해 모두 처리가 되는데, 모인 물에서는 삼중수소 외에는 감마핵종은 검출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물이 새면 삼중수소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감마핵종 등이 섞여 나가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곳에서 감마핵종이 검출되지 않았기 때문에 건물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