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가 농어촌지역의 고질적인 생활쓰레기 배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마을단위 생활쓰레기 공동 집하장’을 설치하기로 해 실효성 있는 운영이 기대된다.
시는 이달부터 12개 읍·면을 대상으로 마을단위 생활쓰레기 공동 집하장 22개소를 설치하고 시범운영하겠다고 했다. 경주는 면적이 넓을 뿐만 아니라 읍면동마다 단위부락이 많아 그동안 생활쓰레기를 분리수거가 용의하지 못했다. 그리고 일부 농어촌의 경우 생활쓰레기 뿐만 아니라 각종 농업관련 폐기물이 집 마당이나 논밭 주변에 방치돼 주민들의 주거환경을 저해하고 환경오염에 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일부 마을에서는 생활쓰레기 소각으로 화재 위험도 있었다.
공동 집하장은 가로 5.5m, 세로 2.3m 가량 규모의 공작물로 생활쓰레기를 포함한 플라스틱·병·캔 등 11종의 분리수거함이 설치된다. 특히 그동안 농·어촌 지역에서 분리수거가 어려웠던 폐기물 등도 별도분리배출 품목으로 수거할 계획이라고 한다. 주민들의 생활여건이 바뀌면서 농어촌에도 폐비닐 등 합성수지폐기물과 반드시 분리수거해야 할 폐형광등·소형폐가전·폐건전지 등이 많이 나오고 있다.
시는 사업 시행을 위해 지난해 마을 별 수요조사를 마쳤고, 이달 내로 설치지역 현장을 확인한 후 마을별 전담 관리자를 정할 계획이다. 마을단위 생활쓰레기 공동 집하장을 잘 운영하면 주민들의 생활환경 개선뿐만 아니라 분리수거를 통해 재활용 자원 확보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진다. 무엇보다 마을단위 생활쓰레기 공동 집하장 설치와 함께 마을사정을 고려한 운영이 요구된다. 농어촌지역은 대부분 노령자가 많아 쓰레기를 한 곳에 모으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관리 및 처리를 제대로 해야 설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시는 이번에 관리를 위해 마을별 전담자를 둔다고 했다. 현재 시는 마을가꾸기 사업 등을 통해 어르신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들을 잘 운용하면 관리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그리고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호응을 이끌어 내기 위해선 공동 집하장에 생활쓰레기를 모은 뒤 제때에, 제대로 처리하는 시스템이 되어야 한다. 특히 계절에 따라 쓰레기 종류와 배출양이 다르기 때문에 이에 따른 쓰레기 처리 방법도 함께 마련해야 할 것이다.
경주는 읍면지역마다 수십 개가 넘는 단위부락이 있다. 이들 단위부락마다 모두 공동 집하장을 설치하는 것은 어려운 만큼 마을마다 배출되는 생활쓰레기를 공동 집하장을 통해 잘 관리한다면 주민들의 생활환경을 더욱 좋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