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와 코로나19 장기화 속에 밥상에 오르는 식재료 값이 오르면서 서민들의 새해는 부담스럽기만 하다.
지난 10일 경주의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A씨(여·54, 황성동)는 “불과 몇 주 전에 계란 한 판에 5000원대였는데 지금 8000원이 넘었다”며 “아이들과 함께 거의 매일 집에서 세 끼를 먹는데 안 살수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주일에 1번 정도 마트를 오는데 채소, 고등어, 고기 등 아이들 반찬에 필요한 식재료 가격이 올 때마다 오르고 있어 예전처럼 장을 보기가 부담스럽다”고 하소연했다.
주부 B씨(49, 성건동)도 “예전에 일주일치 장을 보면 7~10만원 선이었는데 한 달 전부터는 15만원 가까이 든다”면서 “이제는 전통시장, 마트, 인터넷 쇼핑몰 등의 가격을 꼼꼼히 비교해 보다 저렴한 곳을 찾아 구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초부터 밥상물가가 들썩이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집밥 소비가 급증하는 가운데 밥상물가가 수직 상승하고 있는 것. 밥상물가는 식탁에 자주 오르는 농·축·수산물로 서민 가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모두 14종으로 쌀, 쇠고기(국산), 돼지고기, 닭고기, 달걀, 명태, 고등어, 냉동오징어, 무, 배추, 파, 양파, 고추, 감자 등이다.
경상북도 물가관리 시스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5일 기준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주요 농·축·수산물 가격이 1년 전보다 큰 폭으로 올랐다.
전통시장의 경우 쌀, 쇠고기, 명태, 양파, 고추 등 밥상물가 14개 품목의 가격이 1년 전보다 평균 9.2% 상승했다.
대형마트에서는 고추를 제외한 13개 밥상물가 품목의 가격이 9.3% 올랐다. 이는 지난해 전국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0.5%)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대형마트의 경우 가장 큰 폭으로 오른 품목은 양파였다. lkg 평균가격이 2795원으로 1년 전 1430원 대비 무려 95.5% 상승했다. 특히 달걀은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여파로 평균 판매가격은 한 판(특란 30개)에 8000원을 넘어섰다. 1년 전보다 30.7% 상승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집밥 소비가 늘면서 돼지고기, 쇠고기 가격도 많이 올랐다. 특히 쇠고기는 한우등심 100g에 대형마트 평균가격은 1만1345원으로 지난해 대비 11.2% 올랐다. 돼지고기 역시 삼겹살 100g 기준 2270원으로 1년 전 대비 14.4% 상승했다. 닭고기(1kg)는 6660원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해 긴 장마와 태풍 등의 영향으로 작황이 나빴던 일부 채소류 가격도 1년 전과 비교해 급증했다. 대형마트의 양파 1kg 가격은 95.5% 수직 상승했고, 대파 1kg도 3995원으로 1년 전에 비해 59.2% 올랐다. 명태, 고등어 가격도 상승했다.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고등어(35cm 1마리), 명태(7~800g 1마리)는 각각 3895원, 3695원으로 11.4%, 11.1% 상승했다.
쌀 20kg은 6만1450원으로 지난해보다 6% 상승했다.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밥상물가 품목 중 1년 전보다 내려간 품목은 무, 배추, 감자, 오징어 정도였다. 무 1kg(1430원)과 배추 1kg(1495원)는 각각 39.4%, 34.9% 내렸다. 감자 1kg 가격은 3216원으로 16.5% 내렸다. 오징어(냉동 2마리) 가격도 7290원으로 28.5% 떨어졌다. -밥상물가 인상 속에서도 전통시장이 ‘저렴’ 서민가계에 영향을 미치는 밥상물가가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그나마 전통시장의 가격이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추를 제외한 13개 밥상물가 품목 중 9개 품목은 전통시장이 저렴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 중 전통시장의 달걀 한판 가격은 6700원대로 대형마트보다 23.5% 저렴했다. 파 1kg 2157원, 감자 1kg 가격은 2525원으로 각각 46%, 21.5% 낮았다.
쇠고기 한우등심 100g은 6925원으로 1년 전 가격보다 41.0% 상승했지만 대형마트 평균보다 10.1% 저렴했다. 이외에도 삼겹살 100g 12.6%, 쌀 6.2%, 양파는 15.7% 낮은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반면 명태와 고등어, 냉동오징어 등 수산류는 대형마트가 30% 가량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추 역시 대형마트에서 14% 낮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경주시 관계자는 “한파와 코로나19 여파로 집밥 소비가 늘면서 식탁에 오르는 밥상물가도 많이 올랐다”며 “곧 다가오는 설 명절을 앞두고 물가안정을 위한 다양한 정책들을 검토하고 시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