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건천에 자리 잡은 현대성우쏠라이트(주)는 이제 건천뿐만 아니라 경주의 향토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는 다양한 지역 후원 사업은 물론, 쏠라이트 야구단이 전국대회에서 수많은 우승과 좋은 성적으로 경주를 대대적으로 알렸고, 지속적으로 일자리를 창출한 결과다.
이런 쏠라이트가 될 때까지 일련의 시간 속에서 남현진 노조위원장을 빼고는 설명할 수 없다. 근로자를 가족같이 대하며 생사고락을 함께 했고, 장기적인 시각으로 노사 간의 화합을 이끈 남현진 위원장. 그는 올해 이제껏 헌신해온 공로를 인정받아 ‘제23회 경상북도 산업평화대상’ 수상에 이어, ‘2020년도 노사문화유공 정부포상 시상’에서 산업포장을 받았다.
향토기업으로서의 자부심과 책임감을 갖고 직원과 회사, 그리고 지역사회가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히는 남현진 쏠라이트 노조위원장을 만나봤다.-노사문화유공 산업포장을 받게 됐는데 소감은? 매우 큰 상을 받게 돼 우리 쏠라이트 직원들에게 고마운 동시에 큰 상이라 무거운 책임감도 느끼고 있다. 다들 그렇겠지만 상을 받기 위해 이제껏 활동을 한 것은 아니다. 다만 직원들과 회사가 함께 잘 살아나가기 위한 방법을 추구하다보니 이런 상까지 받게 된 것 같다. 큰 상을 받은 만큼 앞으로 더욱 열심히, 그리고 직원과 회사의 발전을 생각하는 위원장이 되겠다.
-산업포장을 받게 된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경주에서 포항, 대구경북에 이어 전국으로 수많은 좋은 기업, 위원장 등 후보들과 경쟁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산업포장이라는 영예를 얻게 된 것은 아마도 23년간 무분규 사업장으로 직원과 회사, 회사와 지역 간 다양한 부분에서 ‘상생’한 것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 분규가 없다는 것은 직원과 회사의 소통이 잘된다는 의미고, 실제 그만큼 회사가 성장이 가능했기에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 또 지역 공헌 활동도 수상에 영향을 줬다고 생각한다.
쏠라이트는 단순한 회사가 아닌 지역민과 함께한다는 생각으로 다양한 지역사회 공헌활동을 해왔다. 회사가 적자인 시절부터 이러한 생각으로 지속적인 지원을 펼쳤기에 현재의 많은 분들이 쏠라이트를 경주의 향토기업으로 생각해 주시는 것 같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우리 공장의 이야기가 상공회의소 우수사례집에 소개됐고, 관계기관에서 적극적인 추천이 들어와 수상에 이르렀다고 판단한다.-위원장에게 쏠라이트란? 31년을 쏠라이트에 몸담았기에 단순한 직장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1997년 건천에 쏠라이트 경주공장의 설립과 동시에 본사인 경기도 오산공장에서 경주로 내려오게 됐고 지금까지 함께하고 있다. 경주공장이 처음 37명의 직원으로 시작해 지금은 관리직 등 쏠라이트와 관계된 직원들이 500여명이 된다.
이 과정을 처음부터 함께 했었다. 어떤 면에서는 가정 못지않은 애정이 담긴 곳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쏠라이트에 몸담은 기간 동안 힘든 적도 많았다. 처음 입사했을 때 공장에 화재가 나서 급여가 많지 않아 일용직을 병행한 적도 있었고, 함께 입사한 동기 13명이 2달도 못 채우고 퇴사해 외롭기도 했다. 반면 이제는 수많은 직원들과 함께 회사의 발전을 울고 웃으며 고민하고 누구에게도 어느 정도 인정을 받는 곳이 됐기에 보람을 느끼고 있다. 특히 지역민들의 많은 관심과 지지로 향토기업임을 확실히 느끼게 돼 행복하다.
-쏠라이트의 성장 원동력은 무엇인지? 먼저 회사가 있어야 직원도 있다고 생각한다. 충분히 오해를 살 수 있는 말이지만 현실적으로 맞는 이야기다. 하지만 회사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직원이 필요하다. 장기적으로 직원과 회사의 신뢰가 있다면 성장가능하다고 본다.
우리도 과거 수년간 4~50억원씩 적자를 보기도 했었다. 노조위원장으로서 직원들의 임금을 동결시키기란 쉽지 않은 일이지만 임금을 동결시키고 생산량을 늘려서 흑자로 전환시켰다.
노조위원장으로서 당연히 그동안 임금 동결에 대한 부분은 사측으로부터 쟁취했으며, 지금껏 직원과 회사 간의 신뢰가 쌓이는 계기가 됐다.
또한 현대성우 그룹 회장님을 주요 고객으로 생각하고 있다. 최근 경주공장의 라인증설을 위해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주공장은 현재 연간 배터리 700만대를 생산할 수 있지만 타사의 생산규모에 비해서 턱없는 실정이다.
전체 생산량의 70%를 수출하고 있는 입장에서 최소 연간 1000만대는 생산이 가능해야 해외 바이어들과 조금 더 쉽게 계약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예로 타사 중 연중 생산량이 가장 적은 곳이 1300만대이다. 그래서 시설 투자가 시급했는데 다행히 기회가 닿아 본사로부터 400억원대의 투자를 받게 됐다. 그룹 회장님과 우연히 만나게 된 자리에서 제안한 것이 주효했다.
단순히 노조위원장으로 임금 협상에 주된 관심을 갖는 것이 아니라 회사의 성장을 위해 관심을 갖고 여기에 필요한 현장의 상황을 전달했기 때문이다.
2년 후에 정상가동이 된다면 연간 840만대를 생산할 수 있고 나아가 경주공장 부지를 전부 활용한다면 충분히 120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지역과 함께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올해 쏠라이트 야구단은 KBO 직장인 대회와 대한체육회장기 대회에서 우승을 했다.
쏠라이트는 단순히 경주에 공장이 있는 것이 아니라 경주와 함께 한다는 생각으로 경주시 마크를 달고 각종 전국대회에 임하고 있다. 이는 문화관광도시인 경주의 브랜드 가치 향상을 쏠라이트 야구단이 조금이나마 도울 수 있을 거란 생각에서다.
덕분에 건천 주민들부터 이제 경주시민들, 최근에는 주낙영 경주시장님과 김석기 국회의원님으로부터 축하 메시지도 전달 받았다. 단순히 쏠라이트 야구단이 잘해서 이기보다는 많은 분들의 관심과 응원 덕분이라 생각한다.
또한 지역과 함께 성장하기 위해 상생을 위한 경제활동,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직원들의 급여통장은 지역 농협을 통해 개설했으며, 사내 식사·장보기 등 가능한 부분은 건천을 포함한 경주 내에서 해결하고 있다. 결국 이러한 부분들이 수년간 모이고 모여 결국 회사의 성장을 이뤄냈다고 생각한다.
남현진 위원장과 인터뷰 동안 함께한 조현태 사무국장은 특이한 쏠라이트 노조에 대해 추가적인 설명을 했다. 바로 관리직 직원들의 성과금까지 함께 신경을 쓴다는 것이다. 특히 식당 등 외주업체 직원, 외국근로자들 사이에서 남현진 위원장의 인기는 아주 높다고 강조했다.
그 예로 사내 행사 때 경품 1등에 당첨된 식당 직원분이 깜짝 놀랐다고 한다. 정직도 아닌 본인 이름이 경품 추첨함에 들어있었기 때문. 이처럼 직원들과 회사, 지역까지 함께 생각하는 남현진 위원장의 남다른 애정이 상생하는 문화 확산의 계기가 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