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족이 사는 법은 참 특별하다. ‘따로 또 같이’라는 수식어가 딱 어울리는 가족이다. 매주 토·일요일은 두 손녀와 외손자를 위하는 날. 평상시에는 재능나눔으로 일터로 1인 3역을 하는 멋진 사람들이다.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타인도 사랑할 줄 안다는 가르침을 성실히 따르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가까운 가족이라도 수평적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사람들로 훈련되어 갈 때 일관성 있는 인격자들로 성장할 수 있음을 이 가족은 보여 준다. -코로나19 극복 위한 생활 속 거리두기 적극 실천하는 아내 차영이 결혼 초, 아들이 교통사고로 장애를 가지면서 뒷바라지로 인해 평범한 일상은 남의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아이가 자라나 베트남 며느리를 맞이할 때와 딸이 시집갈 때 그리고 집안의 행사 때나 풀 세팅으로 화장한 모습을 볼 수 있는 아내는 요양시설에 근무합니다.
코로나19로 사회활동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는 요즘 누군가는 확진을 받고도 이탈하는데 스스로 자가 격리부터 검사까지 자비를 들이는 아내는 “코로나19의 위험성을 무시하지 마십시오”를 반복합니다. 지난 6월 20일 서울잔치에 다녀온 아내는 자연적인 무서움 보다 더한 코로나의 두려움을 이겨내기 위해 스스로 자가 격리에 들어갔어요.
걱정돼 전화하는 내게 아내는 벌써 일어나 서악의 고분군을 한 바퀴 산책한 후 빨래도 하고 혼자 밥을 해서 먹었다며 하루 종일 지내기가 무료하니 마늘을 가져오면 까겠답니다. 마늘1접과 며느리가 해준 반찬을 조금 들고 살며시 서악동 대문을 열고 들어서니 빨랫줄에 하얀 빨래가 널려 있어 마치 어머니가 살아서 마루에 앉아 계시는 것만 같았습니다.
“대문 앞에 놓고 바로 돌아 가이소”
단호한 아내의 한마디에 마늘만 놓아두고 발길을 돌렸습니다. 그렇게 일요일 낮과 밤이 지나 월요일 아침. 서악동 서쪽에서 동천동에 있는 경주시 보건소까지 5km가 넘는 거리를 자가용도 마다하고 대중교통조차 이용 없이 걸어서 조용하게 검사 받으러 갔지만 그곳에서 검사를 받지 못하고 3kn정도 떨어진 동국대 병원까지 걸어 자비 8만7050원을 들여 검사를 마치고 음성 판정을 확인한 후, 3박 4일의 자가 격리를 끝내고 요양시설에 출근한 아내가 참 대단하기도 하지만 참 별납니다.
이내 함께 결혼식에 참여했던 지인들도 안도의 숨을 쉬며 “고맙습니다. 고마워요”라며 아내를 칭찬했습니다.
-손녀의 재롱에 빠지는 날 부부의 평생학습은 빛을 발한다. “할배, 할매!” 그 소리에 하루의 피로는 눈 녹듯이 사라지고 잠도 함께 자고 함께 눈뜨고 먹고 놀고 하는 시간이 금쪽 같이 감사합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매일 손녀들을 독차지하며 무언가 하려면 손녀들이 먼저 나서지만 소소한 일상들이 활력을 주지요. 하루 한 줄이라도 읽으려는 책과 함께하는 아내는 손녀에게 하루에 한 번은 꼭 책을 읽어주려고 노력합니다. 또한 생활 속에서 신체를 유연하게 하는 펀스포츠로 신체 놀이도 잘합니다.
남편은 휴대하기 편하고 향수를 불러주는 하모니카로 지역사회를 공동체로 아우르며 크고 작은 공연에 가족들을 초대합니다. 퇴직 전부터 배우기 시작한 하모니카로 인생2막을 의미 있게 열어가는 남편. 평범한 일상의 귀함을 다시금 일깨워주는 요즘 무엇보다 안전하게 일상생활을 즐기는 남편과 함께하는 평생학습동아리 하늬소리 연주단들이 참 대단합니다. 무대에 서기까지 연습하고 또 연습하는 모습을 보며 아는 것을 즐기며 살아가는 남편이 자랑스럽습니다. 하모니카 연습과 연주소리에 손녀들은 음악적 귀가 열리고 남편 덕에 가족들은 지역에서 열리는 좋은 공연도 구경하게 되어 기쁘고 그때마다 아낌없는 박수를 보냅니다. -함께 사는 며느리와 아들, 가까이 있는 사위와 딸 매일 주어진 일들을 해결하며 자신만의 영역을 만들어 가는 모습을 보면 자신의 능력과 노력으로 스스로 세상을 만들어 가는 훌륭한 인재가 될 것임을 믿습니다. 기간제로 근무하는 아들은 매년 계약서를 다시 쓰지만 매번 열정을 다해 일을 합니다. 빨래방을 운영하는 며느리는 정성을 다해 손님을 맞이하고 불편사항을 체크하며 방문록을 통해 소통을 하는 모습은 참 지혜롭고 착합니다. 더 바람이 있다면 서로를 존중하며 좀 더 배려하고 살가운 가족이면 좋겠다는 욕심을 해봅니다. 가까이에 살고 있는 사위와 딸은 주말마다 찾아주고 사촌 간에 정을 나누도록 휴일은 서악 할머니댁에서 코로나 걱정없이 아이들이 맘껏 뛰어 놀도록 지도를 잘해줍니다. 아이들도 고모와 고모부가 오는 날은 목소리도 더 높습니다.
-앞으로의 계획 남용하지 않는 삶이고 싶습니다. 모두가 두려워하고 삶의 변화에 힘든 경험을 하면서도 조금씩 익숙해져 가는 것이 신기할 정도로 생활이 크게 변화고 있습니다. 평생학습으로 다진 우리 부부의 활동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어울릴 수 있어 가정과 사회에서 잘 활용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코로나19로 각종 모임과 문화행사가 축소되면서 여가활동이 위축되고 실내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아져 자칫 느긋해질 수 있는 상황도 사회·정서적으로 침체되지 않도록 다양한 평생학습 참여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문제보다는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가족과 함께 평생학습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을 다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