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인해 연말 분위기도 사라진 요즈음, 문명화된 현실 속 감미로운 서정의 곡조로 우리의 마음을 위로하는 따스한 시집이 출간됐다.  20대부터 시, 콩트 등을 발표했고 칼럼이나 논단 등을 꾸준히 연재해온 함남식 시인이 첫 시집 ‘단지 사랑할 뿐’을 낸 것. 이번 시집은 ‘행복한 상상’ ‘따뜻한 함박눈’ ‘안부 편지’ ‘나의 세월’ ‘이른 아침’ 등 총 5부로 구성돼 69시편을 싣고 있다. 시집 ‘단지 사랑할 뿐’은 자연의 풍경에서 인간의 마음을 건져 올려 인간의 서정에 대해 들려주고 있으며, 우리가 잊고 있었던 것과 소홀히 대했던 것을 떠올리게 해 가장 인간적인 것이 무엇인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하는 시집이다. 예쁘게 포장된/ 장미 한 송이가/ 길가에 버려져 있다/ 마음을 받지 않았나 보다/ 차라리 받지 말지/ 지금쯤 주었던 이는/ 행복한 상상을 하고 있겠지/ 꽃이 버려진 줄도 모르고/ 마음도 버려진 줄도 모르고// -‘버려진 꽃’ 전문 포장도 뜯지 않고 버려진 꽃에서 각박하고 메마른 감정의 세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시 속 화자를 통해 누구도 눈여겨보지 않는 길 가에 버려진 꽃에서 시안(詩眼)과 측은지심을 통해 이 세상이 영웅을 필요로 하지 않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포장’ ‘꽃’ ‘마음’으로 들려주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시집 ‘단지 사랑할 뿐’은 문명화된 현실에 놓인 인간의 일상을 통찰해 메말라 가는 인간의 감성을 되찾자는 의미를 담았다. 다시말해 습관처럼 사용하는 것들과 당연하게 사용하는 문명의 이기들이 가져오는 편리성과 편안함에 빠질수록 닳아 없어지고 있는 인간 본연의 감성을 생활 앞에 펼쳐지는 단순한 일상의 풍경 속에서 찾아내어 잃어버리고 있는 인간을 찾고자 하는 시인의 마음인 것. 한국문학비평가협회 부회장을 역임했던 김영태 시인은 “시집 ‘단지 사랑할 뿐’에 등장하는 모든 대상은 사랑의 소재이자 주체로 삐뚤어진 문명에 대한 비판과 경계보다는 긍정과 충만 속에서 ‘사랑’이라는 품을 내어주어 감미로운 서정의 곡조로 마음을 위로하고 유연하게 만든다”면서 “함남식 시인의 시는 보편적이고 평범한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일반적인 깨달음을 이끌어내는 묘미가 있어 읽을수록 가슴과 머리에 남아 문명에 찌든 머리와 가슴을 씻어준다. 거센 바람 몰아치는 사막을 걷는 것 같은 일상에 바람막이 달콤한 샘물을 만난 것처럼 편안함과 용기를 줄 것”이라면서 시집을 추천했다. 저자 함남식은 1967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2016년 ‘한비문학’ 시 부문 신인상으로 등단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17년 한비작가상을 수상했으며, 2020년 한국문학예술진흥원 주최 코로나19 극복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현재 한국문인협회 서정문학 연구위원과 한국현대시인협회, 한국한비문학회 경북지부 회장, 시인과 사색 동인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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