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세계적인 팬데믹 상황에서 국경과 하늘 길이 막히고, 그에 따라 여행과 관광산업이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는 참담한 현실이다. 경제에서 관광산업의 비중이 큰 지역은 그만큼 피해가 심각해지니 이래저래 걱정이 만만치 않다. 다만 인간의 긴 역사를 돌이켜보면 질병과 전쟁 등 수많은 장애나 변수에도 불구하고 여행과 관광은 꾸준히 증가해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을 인지한다면 머잖아 다가올 관광의 빅뱅시대를 대비하여 더욱 아이디어를 모으고 이러한 위협의 시간을 미래를 위해 준비의 기회로 삼아야 하겠다. 예를 들어, 국내 여행이 이루어지는 지역관광 서비스 수준을 향상 시키고, 또 지역으로 관광객을 원활히 받을 수 있도록 관광 인프라를 구축하는 일에 노력을 게을리 말아야 하겠다.
많은 전문가의 의견에 의하면, 코로나 시대 이후는 디지털화가 급속히 진행될 것이고 관광이나 소비자의 인식수준이 향상되리라 보고 있다. 코로나 이전에 이미 여행과 관광에 관심이 증가해 왔었다. 스마트폰으로 대변되는 IT산업의 발달과 저가항공의 발달이 한몫 했었고, 그만큼 관광과 관광산업의 증가도 있었다. 무엇보다 여행과 관광을 바라보는 국민의 인식 수준이 달라졌으며 국제관광에 대한 자신감도 더해졌다.
코로나 이후 시대에도 당연히 IT산업의 발달과 또 그것과 연계해서 관광시장이 확장되리라고 전망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처럼 여행과 관광을 바라보는 국민의 인식 수준에 덧붙여 아직도 여행과 관광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거나 잘못된 구분을 하는 경우가 있어 이참에 정리해보고자 한다.
우선 여행은 포괄적인 관광을 이루는 행위와 행동적인 측면이라 할 수 있다. 그에 반해 관광은 여행 행위를 포함하는 보다 복잡하고 체계적인 것으로 표현된다. 그래서 관광은 공적인 표현으로 사용할 때가 많다. 여행정책이나 여행산업이라 하기보다 관광정책이나 관광산업이라 부르는 경우가 적절한 이유이기도 하다. 여행행위가 어우러지면 관광산업이 된다. 산업 속에서 이루어지다보니 주로 상품으로 판매되고 그 속에서 이루어지는 여행은 관광이 되는 것이다. 여행이 사업으로 다루어질 때, 주로 패키지 관광으로 이루어진다. 가끔 내 개인의 목적을 달성하고자 할 때는 맞춤형이 아닌 개별 여행으로 이루어진다. 어쩌면 수많은 여행 행위가 모이고 이루어져 관광이 되고 관광산업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다른 지역, 특히 타국을 여행하고 관광하는 데는 나름의 어려움이 많다. 이러한 까닭에 여행에 처음 나서는 여행 초보자의 경우는 여행상품인 패키지 관광이 아주 편리하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나선 여행에 보다 익숙하게 되면 그 산업과는 별개로 이젠 개별여행(관광)을 감행 할 수 있다. 여행이 산업화된 상품, 다시 말해 패키지여행은 정말 효과적이다. 우리 모두에게 여행을 쉬이 경험하게 한 일등공신이기도 하다. 여행 상품의 대표라 할 수 있는 패키지 관광을 많이 하다보면 나만의 자유로운 여행을 하고 싶게 된다. 물론 처음부터 관광에 익숙하지 않은 분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분명히 여행 행위의 진화단계로 볼 때도 단체 관광에서 개별(관광)여행으로 나아가는데, 그렇다고 관광을 낮춰볼 것은 분명 아니다.
굳이 여행과 관광을 이렇게 나눠서 설명하는 이유는 일반인의 의식에 은연 중, 여행은 좋은 것이고 관광은 나쁜 것이라고 인식하는 경우가 있어서이다. 이러한 이분법적 사고의 바탕엔 일종의 내로남불 현상이랄까 나는 ‘여행객이고 너는 관광객이다’라는 의식이 깔려 있기도 하다. 그간 한국사회는 급속한 경제발전을 위해 노동이데올로기가 주도했었는데, 이도 이러한 의식의 발전에 한몫을 했었다. 관광을 통해 산업자본을 형성하기 위해 관광을 무절제하게 상품화시킨 까닭이기도 하다. 춥고 배고프던 시절, 관광을 우리의 문화와 자존심을 파는 것쯤으로 의식하게 만들었다.
이제 관광은 한계성장과 성장정체기에 빠져 있는 경제를 향상 시킬 수 있는 좋은 수단이다. 더구나 문화를 발전시키면 자연스레 따라오는 것이 여행과 관광이다. 우리 모두 여행가가 될 수 있고 관광객이 될 수 있다. 내 지역에 내 문화를 보러오는 여행자와 관광객을 자부심을 가지고 따뜻하게 맞이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