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개체가 획득하는 다양한 감정을 시각적 감상의 대상으로 제공함과 동시에 개체가 실천한다고 믿는 이성적 판단에 대해 의구심을 가진다. 상기한 의구심 중에는 관람자가 아우라와 오리지널리티를 대하는 태도가 있다’ 벌룬독에 올라탄 우비소년, 당신은 김정대의 작품을 감상하고 있는가? 혹은 김정대가 차용한 누군가의 작품을 감상하고 있는가? 노란색 우비에 삼선슬리퍼, 해맑은 초승달 눈웃음을 소유한 우비소년은 많은 이들에게 공감과 설렘을 선사하며 입가에 미소 짓게 만든다. 김정대 작가의 ‘우비소년의 일상’전이 12월 한 달간 경주 라한셀렉트 2층 로비에서 펼쳐진다. 오션갤러리(관장 윤영숙)의 기획 초대전으로 마련된 이번 전시에서 김정대 작가는 자신과 꼭 닮은 우비소년 캐릭터를 등장 시켜 일상에서 흔히 경험하고 공감할만한 이야기와 작가의 담담한 시선을 표현해낸 작품 20여점을 선보인다. 우비를 입은 밝고 유쾌한 이미지의 캐릭터는 사실 직접적 감정표출에 익숙하지 못한 수많은 사람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우비는 감정표출에 익숙지 못한 사람들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일종의 보호 기제로, 작가는 우비소년 캐릭터를 빌려 일상에서 느끼는 여러 감정을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못하는 인간 군상의 슬픈 단면을 비유해 왔다. 최근 작품 ‘사랑꾼의 저울’은 무라카미 다카시(Takashi Murakami)의 ‘플라워 스마일’과 법을 대표하는 상징물 ‘정의의 여신상’을 차용과 변용한 작품으로 하트 스마일 볼 위에서 저울을 들고 있는 우비소년이 작품을 바라보는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이 작품이 김정대의 작품인지, 아니면 무라카미의 작품을 차용한 작품인지? 이번 전시에서 김정대 작가는 일본식 팝아트로 전 세계를 사로잡은 무라카미 다카시의 ‘플라워 스마일’과 미국의 대표적 현대 작가 제프 쿤스(Jeff Koons)의 ‘벌룬독’ 등의 유명한 작품을 차용·변용해 작가의 담담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작가는 “현대 미술의 주요한 표현 수단 중 하나인 차용과 변용은 아우라를 획득하기 위한 다수의 수단 중 하나며, 오리지널리티는 획득한 아우라를 통해 흡수된다. 관람자는 어떤 시각적 대상을 오리지널리티라고 믿지만, 실상에서는 그 대상을 만든 사람의 아우라를 추종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이어 “저는 작품을 통해 우리가 마주하는 현실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면 감상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관람객 각자의 몫”이라면서 열린 생각으로 자신만의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가길 바랐다. 김정대 작가는 동의대 미술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서울, 부산, 순천에서 10회의 개인전을 가졌으며, BAMA 부산국제화랑 아트페어, 화랑미술제, 대구아트페어, 경남국제아트페어, KIAF 한국국제아트페어 등 30여회의 아트페어 및 단체전에 참여하며 전업 작가로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