잣나무는 짙푸른 잎새들의 싱그럽고 늠름한 기상으로 강한 인상을 주는 나무이다. 잣나무는 소나무과의 소나무속에 속한다. 소나무속에는 소나무와 잣나무, 리기다소나무, 백송, 곰솔 등 우리나라에만 십여종, 세계적으로는 수백 종류가 있으며 이들은 모두 소나무의 일종으로 영어로는 파인(Pine)이라고 부른다. 잣나무는 우리나라 원산으로 전국적으로 어느 곳에서나 볼 수는 있지만 한대성 나무이므로 표고가 높은 곳에서 잘 자란다. 그래서 서울·경기 북부지방에서 좋은 생육을 보이고 있으며, 많은 잣나무 숲을 구경할 수 있다. 주로 잣을 생산할 목적으로 심은 곳이 많다. 잣에는 많은 단백질과 유지방이 함유되어 있다고 한다. 잣나무는 상록성 침엽 교목으로 잘 자라면 40미터까지 자란다. 봄에 피는 꽃은 꽃가루받이를 하여 열매를 키워 가는데 그 해 가을에 수확하는 것이 아니라 다음해 가을이 되어야 제대로 익어서 따게 된다. 다른 나무처럼 1년만에 열매가 여무는 것이 아니라 2년에 걸쳐서 성숙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잣은 솔방울처럼 생겼으나 훨씬 긴 열매의 잣송이 안에 잣이 들어 있다. 잣송이 하나에서 약 100개 정도의 잣이 나온다. 열매를 맺으려면 적어도 나무의 나이가 열두살 이상은 되어야 하고 25년 정도가 지나면 결실의 양이 많아진다. 잣나무 열매는 나무의 꼭대기 부위에 달리기 때문에 열매를 따기가 수월치 않다. 그래서 강원도 어느 농가에서는 원숭이를 훈련시켜 잣을 따도록 했으나 원숭이의 지능지수가 높아 실패했다고 한다. 원숭이가 나무에 올라가서 잣을 따 오면 원숭이가 좋아하는 과자를 주니까 처음에는 잘 따라 했는데 나중에는 원숭이가 도로 맛있는 잣을 따 먹어 버렸다는 것이다. 잣나무와 비슷한 소나무를 쉽게 구별하는 방법은 잎의 수를 세어 보면 된다. 소나무(적송)와 곰솔(해송)은 바늘 같은 잎이 두 개씩 붙어 있고, 리기다소나무와 백송은 세 개씩인 반면 잣나무는 다섯 개씩 한 묶음으로 달려있다. 그래서 잣나무를 오엽송이라고 부른다. 잣나무에는 여러 가지의 이름이 있는데 목재가 옅은 홍색을 띠므로 홍송(紅松), 열매인 잣을 딴다고 하여 과송(果松), 잎이 흰 서리를 맞은 듯 하여 상강송(霜降松), 기름이 많아 유송(油松), 중국에서는 해송자(海松子)라고 불렀다. 또한 중국에서 신라송(新羅松)이라고도 했는데, 우리 나라 신라의 사신들이 중국에 갈 때 인삼과 함께 잣을 많이 갖고 가서 팔았기 때문에 얻은 별명이라고 한다. 한방에서는 잣을 해송자 또는 송자인이라고 부르고 대표적인 자양 강장제로 쓰인다고 하며,「동의보감」에는 잣을 장복하면 몸이 산뜻해지고 불로장수한다고 적혀 있다. 잣술은 덜 익은 파란 잣송이를 넣어 만드는데 그 향기가 일품이며 약술이라고 한다. 이렇게 오랜 세월동안 잣나무는 우리 민족과 함께 잘 자라 왔으나 수명이 소나무에 비하여 짧기 때문에 천연기념물이나 오래된 거목이 드문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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