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가연구가 김영회 선생의 새로운 향가 해석법에 의한 향가 연재가 9월 18일자부터 본지에 최초 공개될 예정이다. 이번 연재는 김영회 선생이 자신의 향가 해석법을 기반으로 일본 만엽집(万葉集) 안에 수록된 향가 400편을 무작위 선택해 해석한 것 중 신라, 백제 등 우리 역사와 관련 깊은 내용들을 따로 선별해 양국간 역학관계와 문화교류 등에 대해 모두 25편을 소개할 예정이다.
김영회 선생은 이번 연재를 통해 ‘만엽집이 향가라는 단정에 대한 연구’ ‘향가연구에서 만엽집이 중요한 까닭’ ‘만엽향가 제작법의 백제 스승인 산상억량’ ‘한반도와 만엽가’ 등에 대해 특유의 재치 넘치는 필담을 선보일 예정이다.
만엽집은 일본 나라시대 말기(759년 경)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20권 4561편의 화가집(和歌集)으로 이를 서기 951년 무라카미(村上) 천황(926-967)이 천황가에 전해져 오는 정체불명의 두루마리를 당대 최고의 시인 5에게 풀게 한 후 정리한 것이 최초의 향가해석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해석을 맡은 5명의 시인들이 해석한 방법이 정확한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계속된 가운데 현재까지 107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고 해석이 어려운 부분은 ‘난독구(難讀句)’라는 이름으로 남겨져 있다. 만엽가는 우리 향가가 상층신분들의 전유물처럼 남아있는 것과 달리 왕족으로부터 서민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신분계층의 노래를 담고 있어 일본 고대시대이 사회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자료로 평가돼 왔다.
김영회 선생의 연구대로 만약 만엽집 노래들이 향가로 판명될 경우 한일문화교류사에 큰 충격파가 생길 것으로 전망되며 우리 향가 연구에도 새로운 활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김영회 선생은 만엽집 해석을 통해 그간 의미 정리에서 다소 어려움을 겪던 향가의 해석이 훨씬 견고해졌다고 주장한다. 특히 만엽집에 자주 나오는 ‘차(此)’, ‘여(如)’ 등 글자의 쓰임을 통해 우리 향가에 나온 글자의 의미를 더 명확하게 해석할 수 있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만엽집이 향가와 관련됐을 것이라는 연구는 일본 연구가들에 의해서도 활발히 진행돼 왔다. 기본적으로 향가를 처음 해석한 일본인 학자 오쿠라 신페이(小倉進平1882-1944)교수는 향가와 만엽집 노래들의 유사성을 발견하고 향가해석을 통해 만엽집 해석을 보강하려는 시도한 대표적인 학자다. 1950년에 이후에도 1980년대 박병식, 이영희 등 재일교포 한국인 학자들에 의해 ‘「만엽집」의 말은 고대 한국어와 관계 또는 그로 인해 해석 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와 일련의 저작이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다. 이들은 일본의 고대 문화가 한반도에서 유래한 것이므로 ‘고대 조선어’의 사용이 만엽집에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주장했다.
특히 경주와 자매결연 돼 있는 나라시와 우호 도시 결연된 교토시 등과 만엽집을 통한 긴밀한 교류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은 만엽집 연구가 매우 활발해 각 대학에 국문학과에 만엽집 관련 강의가 개설돼 있으며 ‘만엽연구’라는 이름을 단 연구단체들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어 앞으로 상호 교류할 가능성이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김영회 선생의 연구는 지난 6월 동아인문학회(회장 최한선 / 전남도립대 국문학과 교수)를 통해 정식으로 논문이 통과돼 향가연구에 의미 있는 전기를 마련한 바 있다. 김영회 선생은 이번 연재를 준비하며 나름대로 깊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동시에 김영회 선생은 만엽집 노래들을 향가라 단정하며 ‘만엽향가’라는 용어로 만엽집을 규정하고 있다.
“경주신문의 배려로 만엽향가를 지면에 소개하게 됐습니다. 향가의 고향인 경주이기에 경주신문에 제 글을 싣게 된 것에 깊은 의미와 사명감을 느낍니다. 이번 연재를 계기로 일본과의 교류 역시 경주에서 진행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