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경주를 지나면서 지역 곳곳이 침수피해를 입는 등 크고 작은 피해가 속출했다.  3일 제9호 태풍 ‘마이삭’이 할퀸 상처가 아물지도 않은 상황에서 나흘 만에 강풍과 많은 비를 동반한 태풍이 강타했다. 경주시는 7일 오후 3시 기준 지역에서 주택침수 42건, 이재민 55세대에 99명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많은 비로 침수피해가 잇따랐다. 이날 오전 7시 30분경 천북면 신당천의 수위가 상승하면서 8세대 29명의 주민이 대피했다. 특히 현곡면 나원3리에서는 8시 10분경 하천이 범람해 주택 일부가 침수되는 등 피해가 발생하면서 주민 11명이 출동한 119 구조대에 의해 구조됐다. 또 오전 8시 14분경에는 현곡면 나원리에서 물에 잠긴 통근버스 안에 고립된 승객 39명이 구조되기도 했다. 나원3리 일대는 총 33세대 주민 50명이 인근 마을경로당 등으로 대피했다. 또 월성동 남천(양지마을)이 범람해 8세대 10명이 대피했고, 산내면 신원 2리, 감산2리, 대현1리 등지도 하천이 범람해 6세대 10명이 인근 마을회관으로 대피했다. 경주시는 태풍으로 강풍과 많은 양이 비가 내리자 7일 오전 7시를 기해 주민 긴급대피명령을 발동하기도 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정전과 상수도관 파손으로 주민들의 불편이 가중됐다. 이날 오전 8시50분경 감포읍, 양북면, 보덕동 등지에서 정전과 통신장애가 발생해 현재 복구가 진행 중이다. 또 오전 10시 15분경 상수도관 파손으로 인해 건천읍과 서면 일대에 상수도가 단수됐다. 지역 곳곳의 하천의 물이 불어나면서 교통통제도 이어졌다. 이날 오전까지 17곳의 도로가 물에 잠겨 교통이 통제됐다가 해제됐다. 태풍 ‘마이삭’과 ‘하이선’이 잇따라 강습하면서 피해 집계가 완료되면 그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경주시 관계자는 “많은 비와 강풍을 동반한 태풍이 북상하면서 천북면, 현곡면 등 지역 곳곳에 피해가 발생했다”면서 “최대한 빠르게 복구 작업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주시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태풍 하이선의 영향으로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천북면 375mm를 비롯해 산내면 227mm, 불국동 198mm, 외동읍 181mm, 현곡면 171mm 등의 순으로 높은 강수량을 기록했다. 지역 평균 강수량은 172.5mm로 측정됐다. -태풍 영향 ‘월성원전 2·3호기’ 터빈발전기 정지 제10호 태풍 ‘하이선’의 영향으로 월성원전 2·3호기 터빈발전기가 잇따라 정지돼 복구 중이다. 한국수력원자력 월성원자력본부는 지난 7일 오전 8시 38분 월성 2호기(가압중수로형 70만㎾급) 터빈발전기가 정지됐다고 밝혔다. 이어 오전 9시 18분에는 월성원전 3호기(가압중수로형 70만㎾급) 터빈발전기가 정지됐다. 7일 현재 2기의 원전 원자로는 각각 출력 60%로 안정 상태를 유지하고 있고 있으며, 터빈발전기 정지에 따른 외부 방사선 누출은 없다고 월성본부측은 밝혔다. 이어 한수원은 9일 보도 자료를 통해 9호 태풍 마이삭과 10호 태풍 하이선에 의해 6개 호기(고리3,4호기, 신고리1,2호기, 월성2,3호기)가 발전 정지된 점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방지 대책 수립을 약속했다. 한수원은 원전에 근접한 강력한 태풍에 의해 높은 파도와 강풍의 영향으로 다량의 염분이 발전소 부지내의 전력설비에 유입되면서 발전설비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가 동작해 발전이 정지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재 고장설비 복구와 전력설비에 침적된 염분 제거작업을 수행하고 있으며, 설비 시험을 통해 건전성을 확인하고, 규제기관의 공식조사 결과에 따라 발전소를 재가동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장기적으로 한수원 모든 발전소 전력설비 진단을 통해 염분유입에 취약한 설비를 개선하는 등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수원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비록 설비이상시 발전소를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설계대로 발전정지가 이뤄졌으나, 원전 운영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충분히 만족시키지 못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과거의 기록을 뛰어넘는 자연재해에도 발전소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