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최숙현 선수 사망사건과 관련해 체육계와 경주시, 경주시체육회가 전 국민으로부터 질타를 받은 가운데 문화체육관광부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대한체육회 회장을 엄중 경고하고 사무총장의 해임을 요구했으며 대한철인3종협회 관계자들에 대해서는 수사의뢰와 중징계를 요구했다고 한다.
경주시체육회도 최 선수 관련 민원과 사망 한 달 전 폭행사실을 인지했음에도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았고 팀 닥터 존재를 확인하지 않는 등 실업팀을 부실하게 관리·운영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경주시체육회가 이번 최 선수 사건 외에도 체육회 운영 전반에 대해 위법한 사실이 속속 드러난 것이다. 조사에 따르면 경주시체육회는 그동안 도저히 조직을 운영했다고 볼 수 없을 정도다. 고용노동부가 경주시체육회에 대한 특별근로감독 결과 총 20건의 노동관계법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리고 고용부로부터 형사입건 9건과 과태료 부과 11건의 처분을 받게 됐다. 이는 그동안 경주시체육회가 선수들과 직원들의 인권과 기본적인 근로여건을 외면한 것으로 밖에 판단되지 않는다.
전 직원 61명 중 29명이 직장 내 괴롭힘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34.5%가 최근 6개월 동안 한차례 이상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했다. 그리고 가해자는 대부분 선임직원이었고 피해를 당한 후 대부분 혼자 참거나 주변 사람에게 알리는 것이 전부였다고 한다.
경주시체육회는 모든 선수들과 1년 단위 근로계약을 맺고 연장·휴일근로수당 등 법정수당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3년간 전·현직 근로자 78명에게 연장·휴일수당, 연차수당, 퇴직금 등 4억4000여만원을 지급하지 않았고 근로조건 서면명시 위반 등 기초노동질서도 대체로 지키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검찰조사에서 경주시체육회 관계자와 전 공무원, 경주시청 소속 체육팀 관계자 등은 서로 공모해 허위로 훈련계획서를 작성해 경주시체육회에 제출해 18억원에 달하는 지방보조금을 챙긴 혐의를 받는 등 총체적 위법이 드러나고 있다. 이번 사건이 경주시 관련공무원과 해당 사건 체육관계자들 만의 소행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그동안 시민의 세금을 건강한 스포츠 활동을 위해 선수와 직원들에게 사용한 것이 아니라 몇몇 인사들이 자신들의 잇속 채우기에만 급급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는 경주시체육회도 그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본다.
수사기관은 이번에 범행이 속속 드러난 만큼 관련자들을 철저히 수사해 엄중 처벌하길 바란다. 그리고 경주시를 비롯한 감독기관은 경주시체육회의 불합리한 조직문화를 쇄신하는데 적극 나서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