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음식연구원 태극(원장 김근혜)에서 지난 11일 ‘음식법 고조리서’ 과정 수료식이 열렸다. 음식법 고조리서 과정은 중요무형무형문화재 제38호 조선왕조 궁중음식 정길자 기능 보유자로부터 조선 시대부터 내려오는 음식의 조리법이 기록된 옛 문헌을 체계적으로 배우는 심도 있는 프로그램으로 지난해 9월부터 총 10회 과정으로 진행했다.
이날 수료식에서는 이종민 이수자와 함께 음식법 고조리서에 나오는 ‘석이단자’ ‘게느르미’ ‘제편’ 등의 음식 시연 강의도 진행돼 그 의미를 더했다.
궁중음식 정길자 기능 보유자는 “우리 음식을 배우고 싶은 사람들이 많아진다는 것은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다. 모든 음식은 사람에 대한 배려와 정성이 기본이다”라면서 음식을 만드는 자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옛 시절 할머니가 혹은 돌아가신 어머니가 해주신 음식이 문득 생각날 때면 그때 그 레시피를 기록해 두지 않은 것에 대해 후회한다는 분들이 종종 있다. 다음 세대들을 위해 어쭙잖다고 생각되는 조리법도 지금부터 글로 옮겨 놓길 추천한다”면서 “우리가 배우고 익힌 음식법 고조리서 역시 그들의 기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덧붙였다.
음식법 고조리서 과정을 수료한 박금원(62, 부산) 씨는 “음식 보관이 쉽지 않았기에 더 오래, 건강하게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다양한 조리법이 있었음을 고조리법 공부를 통해 알 수 있었다”면서 선인들의 지혜를 함께 배울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특히 실습에 참여한 수료생은 이날 시연했던 석이단자 맛에 감탄하며 “시중에 있는 떡과는 비교할 수 없는 고급스러운 맛이다. 음식법 고조리서를 배우는 동안 우리 음식의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어 만족스럽다”면서 “이번 과정을 계기로 더 다양한 전통음식에 관한 공부를 계속해서 이어가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김근혜 원장은 “조상들의 지혜가 담겨있는 고조리서를 배우고 싶지만, 여건상 어려웠던 지방 사람들을 위해 매달 서울에서 내려와 주신 정길자 교수님께 먼저 감사드린다”면서 “옛날과 오늘날의 음식과 식자재, 조리법 등을 비교하고, 직접 시연을 통해 맛을 음미해보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앞으로도 우리 전통음식의 계승발전에 전통음식연구원 태극이 함께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