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남동은 인구 5000여명으로 법정동인 사정동, 탑동, 배동, 율동이 함께 묶여 운영되고 있다. 올해 황남동 통장협의회 부회장으로 첫 임기를 보내고 있는 최병태(65) 통장은 5년째 황남동 13통 통장을 맡고 있다. 최병태 통장은 통장을 맡은 5년간 가장 기뻤던 일은 최근 계약을 체결한 마을 경로당 건립이라고 전했다. “노령인구가 많은 저희 마을에서 주민들의 가장 큰 숙원사업은 경로당 건립이었습니다. 13통의 경우 옆 마을 경로당을 사용하기가 여의치 않은 상황에 거리제한, 예산 등으로 경로당 건립이 힘들었습니다” 어르신들이 많은 마을 특성상 경로당이 꼭 필요해 주민들의 강한 요구가 있었지만 예산 부족이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고 최 통장은 설명했다. “예산을 받더라도 5000만원 정도 부족한 상황에서 쉽사리 돈을 구할 수가 없었죠. 그런데 마을에 최장길 씨라고 어르신 한 분이 날일을 통해 모아두신 2500만원을 선뜻 내 주신다고 하셨습니다” 최병태 통장은 마을에서 유일하게 소를 키우는 어르신 한 분의 큰 용기와 뜻이 주민들 사이에 퍼지면서 십시일반 부족한 예산을 모을 수 있다고 전했다. 결국 최근 건설업체와 계약을 체결했고 조만간 착공이 들어갈 것이라며 기뻐했다. 최병태 통장은 황남동 전체적으로 절실한 숙원사업은 도시가스 설치라고 강조했다. “도시가스 배관이 현재 황리단길이 끝나는 황남초교네거리까지만 돼 있습니다. 사정동, 배동, 탑동의 주민들은 십수년간 도시가스 배관 공사를 요청했지만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하루빨리 예산이 확보돼 도시가스가 주민들에게 공급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또 최 통장은 흔히 말하는 고도육성지구(역사문화환경 보존육성지구) 지정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황남동의 주택은 한옥으로 지어져야 합니다. 기왓장의 가격이 비싸 주민들 입장에서는 공사하기도 힘들죠. 고도육성지구로 지정되면 일부분 예산을 지원 받을 수 있지만 황남동의 많은 지역이 고도육성지구로 지정되지 않아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받고 있습니다. 주민들의 의견을 모아 고도육성지구 지정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최병태 통장은 다른 지자체에 비해 경주의 고도육성지구 지정 면적은 턱없이 작다며, 경주시와 중앙부서에서 적극적으로 지정을 검토해 주민들의 기본권을 보장해야 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탑동에서 펜션을 운영해 최근 코로나의 피해를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직접 겪고 있기에 조속히 이 사태가 종결되기 바란다고 희망했다. “코로나19는 지역 경기는 물론 어르신들에게도 큰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펜션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가족단위, 단체 등의 손님이 주 고객인데 코로나 확산 후 거의 매출이 없습니다.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모든 사업자분들이 비슷한 상황일 겁니다. 또한 저희 동네에는 어르신들이 많은데 경로당에서 모일 수가 없어 도로변 가로수 밑에서 시간을 보내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여름철 무더위를 피하기 위해 경로당을 많이 이용하셨지만 아직까지 경로당 출입이 제한돼 있어 올 여름을 어르신들이 어떻게 보내실지 걱정됩니다. 무더위가 오기 전 코로나가 종식돼 주민들의 생활 형편이 나아지고 어르신들이 경로당에서 외롭지 않고 시원한 여름을 보낼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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