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에만 남아있는 원나라 법전 ‘지정조격 권 1~12, 23~34’과 ‘경주 남산 장창곡 석조미륵여래삼존상’이 각각 보물로 지정된다. 문화재청이 ‘지정조격’과 `경주 석조미륵여래삼존상`을 각각 보물로 지정 예고한다고 밝혔다. ‘지정조격 권 1~12, 23~34’는 비록 완질은 아니지만, 국내외를 통틀어 우리나라에서만 발견된 현존하는 유일한 원나라 법전이다. 경주 양동마을의 경주손씨 문중에 600년 넘게 전래돼 온 문적이다. ‘지정조격’은 1346년에 간행된 원나라 최후의 법전으로 서명의 뜻은 지정 연간(1341~1367)에 법률 조목의 일종인 조격(條格)을 모았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원나라는 1323년, 1346년 두 차례에 걸쳐 법전을 편찬했지만, 명나라 초기에 이미 중국에서는 원본을 찾을 수 없게 됐다. 이후 중국이나 다른 나라에서는 전혀 발견되지 않았으나 2003년 우리나라에서 한국학중앙연구원 고문서조사 연구진이 발견해 세상에 처음 알려지게 됐다. ‘지정조격’은 고려 말에 전래돼 우리나라 법제사와 문화사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고려 말까지 형사법 등의 기본법제로 채택됐고 조선에서는 조선의 기본법전인 ‘경국대전’ 반포 이전까지 중국의 법률과 외교, 문화 제도를 연구하는 데 주요 참고서로 활용됐다. 문화재청 측은 “경주 양동마을 경주손씨 ‘지정조격 권 1~12, 23~34’는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알려진 원나라 법전이다. 희소성, 고려와 조선을 비롯한 동아시아의 법제에 지대한 영향을 끼쳐 우리나라와 세계문화사에서 탁월한 의미가 있는 중요한 유물이라는 점에서 보물로 지정해 보존하고 연구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신라 7세기를 대표하는 조각 중 하나로 꼽히는 ‘경주 남산 장창곡 석조미륵여래삼존상’아 보물로 지정 예고됐다. ‘경주 남산 장창곡 석조미륵여래삼존상’은 경주 남산이라는 원위치가 명확하게 확인된 점, 우리나라에서 가장 빠른 의좌형 미륵삼존불이자 신라인들의 신앙생활이 반영된 대표작이라는 점, 마치 불심과 동심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듯한 7세기 신라 전성기의 수준 높은 조각 양식을 보여준다는 사실에 비추어 한국조각사에 중요한 학술·예술적 위상을 지닌 작품으로 그 가치가 인정됐다. 문화재청은 ‘지정조격’과 ‘경주 남산 장창곡 석조미륵여래삼존상’을 30일간의 예고 기간 중 각계의 의견을 수렴·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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