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민이라는 자랑스러움
갓 결혼해 경주로 온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2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처음엔 낯설고 아는 사람도 없어 우울증 증세까지 있었다. 아기를 낳고 사람도 사귀고 가까운 공원에 산책도 하며 자연을 벗삼에 살아가다 보니 이제는 고향이 된듯하다.
대도시에 살다와서 그런지 경주가 참 한적하고 아늑하다는 느낌이 든다.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것은 시민들의 참여공간도 많고 여러가지 문화교실, 교양강좌, 취미활동 등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서 좋다. 큰 도시는 그런 기회가 있어도 멀어서 못간다거나 자기가 굳이 애써 찾아 나서지 않으면 참여할 수가 없지만 여기는 홍보도 잘 되어 있고 가까워서 찾아가기도 쉽다.
오늘도 보건소에서 아기예방접종을 하고 왔지만 임신했을 때부터 보건소에서 개최하는 라마즈체조교실을 2달에 걸쳐 다니면서 친구도 여럿 사귀고 육아정보도 얻어 우리아기가 순산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여성문화회관에서 여는 취미활동강좌에 재료비만으로 요리·홈패션 등을 배울수도 있다. 그외에도 시민을 위한 무료교양강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들을 수도 있다.
대도시에 사는 친구는 이런 나를 부러워한다. 거기서는 보건소도 멀어서 아기예방접종도 못한다고 투덜거린다. 이런 좋은 도시에 살고 있는 내가 자랑스럽다. 아기가 어려서 지금은 밖에 잘 나갈수도 없지만 우리 아기가 어느정도 자라서 내시간이 주어진다면 이런 여러프로그램에 다 참여하여 경주시민으로서의 권리를 최대한으로 누리고 싶다.
이런 경주에 살게 해 준 경주시에 감사드린다.
경주시 황성동 김수경
아침에 만난 반가운 얼굴들
오늘 아침엔 마력같은 힘에 이끌려 아이를 일찍 가자고 졸랐다.
괜히 바쁜일이 있는것처럼 서둘러 아이를 학교에 내려 주고는 막상 어디로 갈지 고민이 되었다.
‘그래, 그곳으로 가보자’
마음속으로 그렇게 결정을 하고보니 내 선택에 만족했다.
반월성 앞 첨성대 옆에 있는 꽃단지로 가는데 부서지는 아침햇살과 가늘게 흐르는 바람 한 줄기 임형주의 she is beautiful을 음악에 맞춰 흥얼거리며 달리다 인왕파출소옆에 차를 세웠다.
차가 다닐 수 없는 거리 사람들, 거리 양옆으로 나란히 서서 나를 기립박수로 맞아주는 꽃들, 그 순간만은 혼자라는 게 참 좋았다. 잡초들은 가장자리에 널부러져 긴 여정을 떠났고, 마알간 밭엔 국화들이 다가올 향연을 예고하는 듯 했다.
코스모스밭은 대륙 한 모퉁이를 장악하듯 차지하고 있고 그 옆에는 연꽃들이 아침햇살을 받고 싶어서 모두 해바라기를 하고 있었다.
너무나 행복한 아침의 나들이라는 감동속에 젖어들 무렵 또다시 나를 감동케 한것은 메밀꽃이다. 봉평의 메밀꽃을 보고싶어한 내 마음을 읽기라도 한듯이 그들은 하얀 분칠을 하고 나를 맞아 주었다.
올 봄에 노란 유채꽃으로 물결을 이루었던 반월성 앞뜰의 넓은 자락은 자유롭게 자란 풀들로 가득차고 너른 들판위로 달렸을 화랑들의 말발굽소리도 그 위에 그려 보았다.
꽃단지로 들어서는 입구에는 보라빛 벌개미취가 일개 대대를 거느리고 문지기로서의 역할을 충실하게 하고 있고 여기저기 분가한듯 자리잡은 꽃들은 아침손님 맞기에 분주한 듯 했다. 나비와 벌들이 나와 더불어 방문객이 되어 이집 저집의 삽작을 밀치듯 들여다 보는 그 달콤한 맛은 나와 벌과 나비만의 비밀스런 나들이가 되었으리라.
나의 시선을 잡은 것은 이름이 생소하면서도 특이한 꽃이었다. ‘자주꿩의 비름’이라는 꽃을 보면서 이름과 꽃을 연결해 보려고 한참을 들여다 보았지만 뚜렷한 실마리를 찾지 못해 몰래 한송이 꺾어 왔다.
막내 유치원 보낼 시간이 다 되어 가기에 세워둔 차로 가려는데 마침 파출소에서 경찰관이 불쑥 나왔는데, 꺾은 꽃 때문에 나도 모르게 손을 뒤로 감추었다.지은 죄 때문에, 양심에 찔려서...집에 와서 가만히 살펴보니 작은 별처럼 생긴 꽃을 받쳐주는 줄기들이 꿩의 날개를 닮았다.
‘아하! 그래서 자주꿩이라는 이름이 붙었구나’
아침에 만나 반가운 얼굴들과의 데이트는 이렇게 끝났습니다.
경주시 동천동 769-2
버스 정류장 편의문제 건의
저는 가끔 손녀딸을 보러 용강동에 사는 딸네 집을 가려고 버스를 타곤 합니다.
그런데 한가지 문제는 버스정류장에 칸막이는 커녕 의자하나 없어서 한번씩 버스를 기다리려면 길게는 30분씩 서서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죠
특히 비가 오기라도 하는 날이면더욱더 힘이든답니다.
대부분의 버스 정류장이 시설이 잘 갖추어져있지만, 아직도 몇몇곳은 버스 표지판만 덩그라니 서 있을 뿐 편의시설이 전혀 되어 있지 않아 이용할 때마다 느끼는 불편은 이루말할 수 없답니다.
어린이나 노약자들이 표지판 밑이나 근처 상가 앞에 쭈그리고 앉아 있는 경우가 허다해 하루라도 빨리 이런 불편을 해결해 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할 뿐입니다.
경주가 더욱더 발전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시민들의 사소한 건의 하나하나를 흘려버리지 않고 귀기울인다면 정말 살기좋은 도시 더욱 발전하는 도시 경주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경주시 황성동 김양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