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 인원 50만명, 지역 경제 파급효과 515억원 등 경주에서 매년 개최됐던 전국최대 규모 유소년축구대회인 ‘화랑대기 전국유소년축구대회’의 개최가 불투명해졌다.
대한축구협회(이하 KFA)는 지난 23일, 임원회의를 열고 각 부문별 축구대회 개최 여부에 대해 논의했다. KFA는 당장 대학입시와 연관된 고등부 전국대회는 일정을 조정해 개최하고, 초·중·대학부 및 여자부의 하계 대회 개최는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
KFA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대학입시와 직결돼 시급한 고등부 대회를 먼저 결정하게 됐다”면서 “고등부를 제외한 각 부문의 대회는 코로나 확산 추이를 살펴보면서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축구는 수도권에 많은 팀들이 있어 전국대회를 개최할 경우 코로나가 확산될 우려가 높아 고심하고 있다”며 “논의 시점도 아직까지 정해진 바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국대회 강행으로 발생할 코로나 확산 위험에 협회 내부에서는 전국규모의 축구대회를 전체적으로 취소하려고도 했었다”고 덧붙이며, 고등부 대회를 제외한 전국대회 일괄 취소 쪽으로 무게를 싣는 모습도 보였다.
이에 화랑대기가 규모면에서는 변화가 있어도 개최될 것이라 전망했던 경주시는 대회 개최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시 관계자는 “지난 12일 KFA 대회운영팀장을 비롯한 실무진들이 현장 확인을 위해 경주에 왔었다”며 “현장 방문 후 수도권의 코로나 확산세가 심상치 않아 대회 개최에 대한 방침이 바뀐 것 같다”고 전했다.
또 “KFA 임원회의에서 화랑대기의 개최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지만 다양한 방법을 통해 정보를 모으는 동시에 개최 필요성을 타진하고 있다”면서 “화랑대기의 특성상 방학 때 개최할 수밖에 없어 KFA의 빠른 결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편, 화랑대기 유소년축구대회로 특수를 톡톡히 누렸던 지역의 숙박업, 외식업 관계자들은 한숨이 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관광객이 감소하고, 내수 경기도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화랑대기까지 취소된다면 피해가 큰 것은 당연하기 때문이다.
지역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화랑대기 축구대회 기간 숙박업체와 식당들은 대회 관계자, 학부모들 덕분에 즐거운 비명을 질렀었다”면서 “코로나로 인해 경기가 침체된 것에 더해 화랑대기마저 취소된다면 지역 상인들의 피해는 불 보듯 뻔해 한숨만 나오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