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가 지난해 29억5000만원을 들여 야심차게 준비하고 치렀던 제47회 신라문화제가 경주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따가운 질책을 받았다. 지난해 신라문화제가 끝난 후 행사의 방향성과 정체성을 담아내지 못했다며 지역사회에서 많은 지적과 비판을 받았다. 특히 행사를 맡았던 핵심 관계자가 비리의혹으로 물의를 일으켜 법적인 문제까지 발생해 사태가 확산되는 부끄러운 일까지 일어 났다. 행사가 끝난 후 시는 지역사회 내에서 비판이 거세지자 올해 행사부터는 민간단체가 주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최근 열린 경주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의원들은 지난해 신라문화제에 대해 담당 공무원의 업무 연속성 단절, 콘텐츠 부족, 핵심 콘텐츠 부재 등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서선자 의원은 “일부에서는 총감독이 해촉되고 경주문화재단 관계자가 사퇴한 것을 두고 경주시가 의혹 확산을 막기 위해 꼬리 자르기 식 조치한 것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했다. 최덕규 의원은 “신라문화제 담당 공무원이 1년만 지나면 자리를 옮겨 업무의 연속성과 전문성이 떨어져 행사가 제대로 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김동해 의원은 “세계적 축제가 모두 명성을 이어가는 것은 확실한 주제로 매년 연속성을 이어가고 있으며 시기와 장소 역시 정례화 돼있다”며 행사운영을 지적했다. 또 임활 의원은 “신라문화제 행사에서 관광객들을 찾아오게 할 킬러콘텐츠가 부족하고 매년 신규행사들로 채워지면서 종합예술제와 다를 바 없다. 관광객 위주로 행사를 재편하고 핵심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면서 전반적이고 적극적인 개선을 요구했다. 본지는 지난해 신라문화제가 끝난 후 행사의 방향성과 정체성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1962년 첫 신라문화제를 시작해 57년 동안 47회 걸친 많은 행사를 하고도 아직까지 방향성과 정체성 논란에 휩싸여 있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신라문화제는 경주의 소중한 자산이다. 무엇보다 신라천년의 역사문화가 현재의 문화와 하나가 되어야 한다. 경주시는 지난해 신라문화제를 치르고 제기된 각종 문제점을 철저히 파악해 잘 마무리하고 민간단체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행사를 잘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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