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3세의 송 아무개씨. 3년전 남편을 교통 사고로 잃었다. 가장을 잃고 수입이 끊긴 송씨는 2,500만원의 전셋집에서도 내쫓길 형편에 처했다. 고등학교에 다니는 막내딸의 학비는 마냥 대책이 없었다. 벼랑에 내몰린 송씨가 찾은 곳이 경주자활후견기관. 4주간의 교육을 받은 송씨는 간병사업단에 배치된다. 병원으로, 때로는 골방속에서 혼자 앓아누워 계시는 노인 환자를 하루 종일 돌보는 일은 보통 일이 아니다. ‘병 3년에 효자 없다’는 말이 굳이 아니더라도 얼굴 한번 본적 없는 환자의 대소변을 가리고, 대소변 묻은 옷가지를 정리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꼬박 한달을 환자를 돌봐도 손에 쥐는 돈은 얼마 되지 않아요. 그러나 학교에 다니는 막내를 생각하면 이것도 얼마나 귀한 돈인줄 몰라요.” 짐짓 돈타령(?)하는 것 같지만, 송씨의 속내가 그런 것 같지는 않았다. “아침마다 병원에 가면 모든 것이 엉망입니다. 때론 짜증도 나고, 여기서 포기하자 하는 생각이 들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그럴 때마다 환자를 보면서 제가 그 입장이 되지 않은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송씨 외에도 경주자활후견기관에는 현재 15명의 간병인들이 외롭게 병상을 지키는 환자들에게 따스한 사랑의 손길을 전하고 있다. “간병인이 있어야 입원을 하지만, 간병할 사람이 없는 환자들이 의외로 많아요. 가정 형편이 어려워 그런 분들도 계시고, 자식들이 멀리 떨어져 있거나, 바빠서 간병할 여유가 없는 분들도 있습니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 간병인을 둘 수 없는 환자들에게 저희 간병인들이 무료로 간병해드리고 있습니다. 물론 간병인 사업단이 무료 간병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무료 간병 서비스를 최우선적으로 해드리지만, 저희 기관은 참여하시는 분들이 자활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곳이기 때문에 유료 간병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간병가사사업단을 맡은 정은경 선생의 말처럼 경주자활의 간병가사사업단의 참여자들은 2001년부터 지금까지 중환자부터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에 이르기까지 5천명이 넘는 환자들에게 간병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병원의 환자들은 그나마 조금 나은 편이다. 환경도 깨끗하고, 간병에만 신경을 쓸 수 있다. 그러나 거동이 불편해 집에 누워있는 환자의 간병은 간병으로만 끝날 수 없다. 고약한 냄새가 진동하는 방 안팎을 깨끗하게 치우고, 소독하고, 밀린 빨래 빨고 정리하고, 식사를 준비하고, 밥 시중까지 모두 이들 간병인의 몫이다. 경주자활후견기관은 이들 간병인들이 전문인으로 자립 자활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무한 경쟁 사회에서는 전문적인 지식과 능력이 없이는 자활할 수 없잖아요. 그래서 저희들은 새로운 참여자들에게 반드시 4주간의 기본 교육을 제공합니다. 또 1년에 1차례 이상 4주간의 재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올해부터는 4주간의 전문 교육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어느 분야에서든 전문인이 되어야 자활할 수 있다고 강조하는 정 선생은 교육과 훈련을 통하여 전문인을 만드는 것이 경주자활의 목표라고 말하며, 최근 현판식을 한 ‘노인간병지원센터’의 일이 바쁘다며 이것저것 챙기기에 분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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