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간이 멈췄다. 그 속에서도 봄은 왔고, 꽃도 피었으며, 지금까지 소홀했던 일상에서 또 다른 즐거움을 하나하나 찾아간다. 서양화가 김정란의 네 번째 개인전 ‘시간에 머물다’ 展이 오는 30일까지 갤러리 란(관장 최한규)에서 전시된다. 이번 전시는 지난해 선보인 개인전 ‘시간을 건너다’ 展의 후속편으로 ‘피크닉’ ‘멈추다’ ‘기록하다’ 등 그간의 신작을 포함해 주제에 맞는 작품 24점을 선보인다. 코로나19로 일상생활에 많은 제약이 따랐던 시기. 작가는 우연히 3년 전 작품 ‘가든파티’를 보면서 희망을 발견한다. 사람들이 떠나고 오랫동안 방치된 폐가 주변, 척박한 환경 속에서 선인장과 송엽국이 다부지게 자라나 마치 가든파티를 즐기는 듯하다. 능을 배경으로 멈춰져 있는 빨간 자동차와 붉게 핀 나팔꽃은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첨성대와 조화를 이루는 불두화를 통해 잠시나마 선덕여왕의 숨결을 느껴본다. 이번 전시에서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독특한 화면으로 독창적인 작품을 선보인 김정란 작가는 “삶은 과거도, 미래도 아닌 지금 시간 속에 머묾이다. 그리고 지금을 사는 삶은 절망하지 않는다. 힘든 시기에도 봄은 오고, 꽃은 핀다. 척박한 환경 속에서 새로운 꽃망울을 맺고 있는 식물들처럼 지난 몇 달간 일상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화폭에 옮겼다”고 설명했다. 안양에서 가족과 함께 갤러리를 찾은 정학수 씨는 “가족들과 둘러본 경주의 곳곳을 작품으로 다시 만나 볼 수 있어 친근하고 편안하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었다”면서 만족감을 내비쳤다. 사제 간의 인연으로 오랫동안 김정란 작가의 작품을 지켜봐 온 최한규 관장은 “자연의 일상을 화폭에 담아 많은 이들에게 쉼 없이 달려온 일상 속 쉼터를 제공하는 김정란 작가는 최소한의 붓 터치로 최대한의 효과를 보여주는 작가”라면서 “경쾌하고 과감한 색채와 필치로 생동감 넘치게 표현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시간이 나면 편안한 복장으로 산책 겸 작품을 위한 사진 찍기에 나선다는 작가. 작품의 모티브 대상을 발견하게 되면 다양한 구도와 빛을 생각하며 몇 번이고 반복해서 같은 장소를 찾는다. 다양한 재료와 기법 등 그동안 작품 활동에 있어 새로운 시도와 도전을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일반인들과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익숙하고 친숙한 구상작품이 좋다는 작가. “관람하시는 분들이 제 작품을 통해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을 함께 나누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김정란 작가는 2013년 서울 한옥갤러리에서 첫 번째 개인전을 시작으로 4회의 개인전과 국내외 기획전 및 단체전, 아트페어에 다수 참가하며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신라미술대전, 대한민국회화대전, POSCO불빛미술대전, 대한민국여성미술대전, 서라벌예술대전, 일본미술협회 공모전 등 다수의 공모전에서 입상했으며, 현재 갤러리 란 대표이자 (사)한국미술협회, 경주수채화협회, 경북창작미술협회, 31작가회 회원, 신라미술대전 추천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한편 갤러리 란의 다음 전시로 기획초대전 ‘경주, 그리고 황남 이야기 전’이 이어진다. ‘황남 이야기’는 갤러리 란에서 해마다 진행해 온 특별기획전시로 올해는 오감회 회원을 초청해 7월 한 달 간 조각, 공예, 사진, 한국화, 서양화, 문인화 등 25점의 다양한 작품으로 세번째 황남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전시는 생활 속 거리 두기 지침 아래 관람이 가능하며, 운영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월요일 휴관. 문의 070-7360-37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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