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가 2016년부터 천북면 신당 하수처리장을 중심으로 야심차게 추진했던 ‘형산강 생태공원’ 사업을 전면 취소하면서 예산낭비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사업 추진을 위해 그동안 실시했던 각종 용역비용 등에 국·도비 포함 8억4500만원의 예산을 집행했기 때문. 이 같은 사실은 지난 4일 열린 제251회 경주시의회 제1차 정례회 경제도시위원회 심의에서 드러났다. 경주시는 이번 정례회에 형산강(신당) 생태공원 사업 취소를 위한 2020년도 공유재산 관리계획 제2차 변경(안)을 올렸다. 이날 경제도시위원회 심의에서는 시가 제출한 이 안건이 통과돼 사업은 전면 취소될 예정이다. 형산강 생태공원 사업은 지난 2017년 당초 예산 96억원을 들여 천북면 신당리 1382-1번지 일원 4만81333㎡ 부지에 천년우물과 월담지 등 형산강의 생태적 특성을 접목한 친수공간과 휴게시설을 조성할 계획이었다. 당시 시는 형산강의 우수한 생태계를 체계적으로 보전·관리해 생물다양성을 증진시키고, 지역주민의 환경보전의식 제고를 위한 자연 친화적 명품공간을 제공한다는 목표도 제시했었다. 특히 형산강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추진한 이 사업은 2017년 천북면 신당천이 국토교통부가 주관하는 지방하천사업 제안공모사업 대상지로 선정되면서 더욱 탄력을 받는 듯했다. 하지만 경주시는 환경부의 생태자연도 등급향상, 지가 상승에 따른 사업비 추가 부담 등을 이유로 사업 추진 4년여 만에 취소를 결정했다. 지난 2017년 2월 환경부 고시에 의해 생태·자연도 등급이 당초 3등급에서 1등급으로 상향조정되면서 등급 하향조정이 여의치 않아 관련법령에 따른 환경영향평가가 불가해졌다는 것. 또 지가 상승으로 토지보상비 24억원, 진입로 개선을 위한 통로박스 확장 60억원 등 당초보다 84억원의 예산이 추가로 필요해 사업 추진이 어렵다는 점도 취소 이유로 들었다. 하수처리시설인 에코물센터에서 발생하는 악취의 근원적인 해결이 어려운 점도 주원인으로 꼽았다. 전문가들의 사업 취고 권고도 있었다. 과도한 부지 매입비, 추가 예산 투입, 연간 유지관리비 등 투자대비 효율성이 낮고, 지속적인 악취문제로 공원이용률이 저조할 것이라는 의견이었다. 경주시는 이날 심의에서 이 같은 사업추진의 문제점을 설명한 뒤, 집행부의 과오를 인정하며 의원들의 양해를 구했다. 경주시 관계자는 “당초 집행부가 의욕적으로 이 사업을 추진했지만 그동안의 과정을 겪으면서 늦었지만 사업이 불가하다는 결과를 도출했다”며 “지금이라도 사업을 중단하고 악취 등 근원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면목이 없다”고 말했다. 예산 낭비 지적도 나온다. 시는 형산강 생태공원 조성을 위해 지난 2016년부터 확보한 예산 70억원(국비 14억원, 도비 4억2000만원, 시비 51억8000만원) 가운데 8억4500만원(국비 2억원, 도비 6000만원, 시비 5억8500만원)을 용역비 등에 사용했다. 현재 국·도비 15억6000만원은 반납했고, 47억5000만원은 불용 처리했다. 이로 인해 철저한 계획수립을 통해 사업을 선정하고 추진해야 할 경주시가 뒤늦게 사업 취소를 결정하고, 결국 예산만 낭비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이날 경제도시위원회 심의에서 장복이 의원은 “집행부의 사업 추진 과정을 보면 시의회가 반대를 하고 그 정황에 대해 근거를 제시해도 마음 먹은대로 사업을 추진한다. 형산강 생태공원 사업도 마찬가지”라며 “이는 경주시가 시의회를 조롱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장 의원은 지난 제7대 시의회에서 2017년 생태자연도가 1등급으로 기준이 상향조정돼 사업에 의문을 제기했는데, 당시 경주시는 강력하게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점을 들며 이 같이 지적했다. 또 당시 의원들이 악취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할 것을 요구했는데 이제 와서 악취를 이유로 사업을 취소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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