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 가득 작약꽃이 만개한 가운데 JJ 갤러리에서는 ‘inner mind’를 주제로 김정자 작가의 여덟 번째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쾌청한 하늘, 잔잔하고 은은하게 번지는 화폭 속 핑크뮬리를 보며 지친 일상의 피로를 날려 보낸다. 해 질 녘 잔잔한 물결과 어우러진 노을 작품을 바라보며 잠시 행복했던 추억에 젖어 본다.
김정자 작가는 풍경과 꽃이라는 오랜 미적 소재를 초현실주의적 데페이즈망과 ‘공간 접기’라는 독특한 조형언어를 통해 다면적이고 조형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작가다.
이번 전시에서 김 작가는 기존에 선보였던 inner mind 주제의 연장선에서 새로운 추억을 화폭에 담으며 그동안의 삶을 되뇌고 있다.
김성호 미술평론가는 평론 글에서 “화면을 수직과 수평으로 분할하면서 ‘공간 접기’의 효과를 탐색하는 김정자의 회화 안에 자리한 꽃과 풍경은 마치 ‘자연을 접은 듯한 회화의 바탕’ 위에 자신의 모습을 살포시 얹는다. 따라서 접힌 화면 속에 자리한 꽃과 풍경은 더 이상 현실의 꽃과 풍경이 아닌 모습으로 자신을 드러낸다. ‘익숙함’을 기저에 둔 상태에서 ‘살짝 비틀어진 낯선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서고 있으며, 그것은 ‘회화에서의 공간 접기’라는 매우 선명한 방식의 조형언로부터 야기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김 작가는 코로나로 힘든 시기였지만 일상의 소중함을 절실히 느끼며 개인적으로는 작품에 더 집중 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소중하고 행복했던 추억들을 되뇌며 이번 전시에서는 쾌청한 하늘과 저녁노을, 핑크물리의 아름다운 군상을 다면화시켰습니다. ‘공간접기’ 시리즈는 대상의 단순한 외형을 보이는 그대로가 아닌 열린 의식 세계 속에서 내면의 자아를 찾아가는 작업입니다. 갑자기 찾아온 위기의 순간, 우리의 삶 또한 다면적으로 생각하면 더 많은 지혜로움으로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네요. 어려운 시기 모두 함께 힘내시길 바라며 제 그림이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길 바라봅니다”
올 하반기 부산화랑아트페어 및 경주 큰마디병원 내 큰마디갤러리와 경주시청갤러리에서 초대전이 예정돼있는 김 작가는 더 다양한 시도와 표현으로 또 다른 전환을 맞이하고 싶다고 전한다.
김정자 작가는 동국대 서양화과를 졸업했다. 뉴욕, 서울, 대구, 경주 등지에서 8회의 개인전과 한국여류화가협회전, 동국대 30주년 기념미술전, 중국 허난성에서 한중교류전, 일본 시마네현의 한일 교류전 등 국내외 단체전 및 초대전 400여회를 참여하며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경북미술대전, 신라미술대전, 한국여성미술대전 초대작가이자 운영위원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미술협회, 경북창작미술협회, 한국여류화가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 작가의 주요 작품 소장처로는 경주예술의전당, 경북도청 신청사 도의회, 경북 영덕군 영덕군의회, 경주경찰서 안강파출소, 경주시농협시지부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