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서정연한 작가의 작품 속 기도하는 사람들에게서 엄숙한 분위기와 간절함이 전해진다. 더 자세히 들어가 사람 한명 한명을 감상하다 보면 기도하는 사람 외 꽃다발을 든 사람, 누워 책을 읽는 사람 등 숨은그림찾기를 하는 것처럼 소소한 재미도 함께 느낄 수 있다.
박청용 작가의 ‘마음을 그리다’展이 6월 28일까지 경주예술의전당 알천미술관 갤러리 달에서 전시된다.
2020경주작가릴레이전 개막전인 이번 전시에서 박청용 작가는 한지 바탕에 먹, 혹은 아크릴물감을 활용해 붓으로 내면의 소리, 염원하는 삶을 단순화된 형상인 ‘기도하는 사람들’로 표현한 작품 11점을 선보인다.
필선으로 기호화된 사람들이 체계적이고 반복적인 작업을 통해 큰 화면을 가득 채운다. 작품 ‘팔만사천’은 얼핏 보면 씨실과 날실이 교차하며 잘 짜여진 직물을 연상케 하지만 가까이 다가갈수록 작가의 거침없는 필치와 집요함에 저절로 숙연해진다.
경주 출신인 박청용 작가는 서울 시립대학교 환경조각학과를 졸업하고, 석란 김화영 선생에게 서예, 문인화 등을 사사했다. 박 작가는 현재 충북 보은에서 자신의 내면을 탐구하며 인간의 삶 속에 있는 다양한 유형·무형의 모습들을 붓끝으로 그리고 마음으로 새기는 작업을 하고 있다.
대학에서 조각을 전공했지만 ‘기도하는 사람들’이란 주제로 회화작품을 하는 작가. 그가 이 작품을 선택한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
10여년전, 소중한 사람의 아픔을 옆에서 묵묵하게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그가 병실에서 할 수 있었던 것은 기도밖에 없었고, 소중한 사람의 마지막을 함께 보내면서 염원을 담아 그렸던 그림이 바로 ‘기도하는 사람들’이었다고.
저마다 작품에 대한 이해의 관점은 다르다. 작가에게 ‘기도하는 사람들’은 자신을 바라보는 작업이자 누군가를 위한 기도하는 마음, 그러면서 행복해지는 성숙된 마음이 담겨 있다.
삶의 일상적인 모습과 내면의 감정을 비롯해 생활 속 크고 작은 기쁨과 내면의 성숙해 가는 모습을 표현하고 싶다는 작가.
그는 ‘기도하는 사람들’을 통해 자신만의 관념과 관조, 적막과 고립에 머무르지 않고 현실에 직면한 인간의 모습을 대변하며 수많은 인간상을 통해 생명을 부여하고 희망을 전달하고자 한다.
‘경주작가릴레이전’은 경주예술의전당 대표 브랜드 사업으로 매년 공고를 통해 역량 있는 지역예술가들을 선발해 개인전을 위한 전시공간, 미술평론, 전시 자문, 홍보 등 전시 전반을 지원한다. 올해는 총 5명의 작가가 선정돼 12월 13일까지 릴레이로 개인전을 열게 된다.
박청용 작가에 이어 6월 30일부터는 김화정 작가의 ‘The moment of life’ 전시가 진행되며, 코로나19로 인해 연기된 이상수 작가의 ‘경주, 또 다른 풍경’ 전시는 8월 11일부터 9월 20일까지 진행된다. 전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며 매주 월요일 휴관이다. 무료.
한편 코로나19 감염증 방지를 위해 알천미술관은 단체관람, 전시해설, 연계 프로그램 운영을 보류하고 개인 관람 위주로 시간대별 인원을 조정해 운영하고 있다. 방문하는 관람객들은 입장 전 발열 검사, 손 소독,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며 관람하는 동안에는 개인 간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문의는 054)748-772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