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후 돌아온 고향 마을에서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이장직에 임하고 있습니다”
50여가구가 조화롭게 살고 있는 가정2리의 이동건(63) 이장은 3년 차에 접어든 젊은 이장인 동시에 현곡면이장협의회장이기도 하다. 과거 에코플라스틱에 근무할 시절 노동조합 위원장을 역임했던 그는 퇴직 후 고향 마을인 가정2리로 돌아왔고 주변의 권유에 이장을 맡게 됐다.
“자신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주변 환경이 바뀌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노조 위원장 시절부터 모든 것은 ‘자신’이 하는 것에 따라 주변이 달라진다고 생각했던 이동건 이장은 이장직을 맡으면서도 이러한 소신을 지키며 살기 좋은 가정2리를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마을 이장이 얼마에 뛰어다니느냐에 주민들의 복리, 생활여건 등이 변한다고 강조한 그는 이장이라는 자리가 ‘시 행정과 주민들을 연결하는 가교’라 설명한다.
“이장이 단순히 시 행정을 주민들에게 전달만 한다면 한없이 편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 더 움직이고 주민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 시에 전달한다면 몸은 피곤해도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자리죠. 특히 우리 마을은 연로하신 어른들이 많아 이장의 활동에 따라 그분들이 받는 혜택 등이 좌우됩니다” 특히 이동건 이장은 주민들 사이의 윤활유로서의 역할을 강조하기도 했다.
“최근 가정2리에는 전원주택이 들어서면서 인구유입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다행히 기존의 주민들과 새로 전입한 주민들이 화합해 마찰 없이 잘 지내고 있습니다. 특히 새로운 주민들이 먼저 기존 주민들에게 다가서는 모습도 자주 보입니다. 이들 사이에서 이장으로서 윤활유 역할을 열심히 하겠습니다”
현곡면 이장협의회장을 맡고 있기도 한 그는 각 마을 이장들의 자존감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협의회장을 지내며 이장님들의 자존감이 많이 낮아졌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이장님들과 소통하며 문제점을 파악해 하나씩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시 행정을 단순히 주민들에게 알리는 역할만 할 것이 아니라 이장님들의 사기가 높아져야 주민들의 의견을 정확하게 행정에 전달할 수 있고 이에 마을이 발전하며 주민들이 행복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이동건 이장은 살기 좋은 현곡면과 가정2리를 만들기 위한 제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먼저 현곡면 이장협의회 회장으로서 2만명을 넘어선 현곡면의 행정복지센터가 비좁아 그 역할을 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언급했다.
“현곡면의 인구가 2만명을 훌쩍 넘었고 당분간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1998년도에 지어진 지금의 현곡면행정복지센터는 상당히 작다고 생각합니다. 주민들이 모여 회의를 한다거나 민원 관련 업무를 위해 방문했을 때 많이 불편하다고 느낍니다. 빠른 시일 내에 현곡면행정복지센터도 인구에 걸맞은 규모로 바뀌었으면 합니다”
신축 아파트 단지가 생겨 늘어난 인구에 비해 과거에 지어진 현재의 행정복지센터는 협소한 주차장부터 사무실까지 불편함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것.
또 가정2리를 통과하는 소현천의 정비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동건 이장은 “남사저수지에서 형산강으로 이어지는 소현천은 정비가 시급합니다. 물론 인구가 많은 마을의 개발도 중요하지만 가정2리의 경우 인구가 많지 않아 예산 편성에서 밀린다는 느낌을 받고 있습니다. 소현천을 깨끗하게 정비해 자전거나 걷기 등을 할 수 있는 둘레길을 만든다거나 생태 체험을 할 수 있는 하천으로 변모시킨다면 현곡면의 주민들뿐만 아니라 경주시민들도 이용할 수 있는 멋진 장소가 될 수 있습니다”면서 인구가 적은 마을이지만 기존 자원을 활용해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고 희망하기도 했다.
“현곡면과 가정2리를 위해 2년 3개월 밖에 되지 않은 햇병아리 이장이지만, 열정을 다해 역할을 충실히 하겠습니다.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