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서 길을 잃고물길을 따라 떠도는 것을 표류라고 한다.우리는 어쩌면 인생이라는 바다에‘경주’라는 섬에서 표류하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했다.하지만 표류라고 하기엔이곳은 너무도 평온하고 안락해서떠나야 할 날을 짐작할 수가 없다. -‘경주그림산책 소소하고 밀밀하게’ 中- 외지에서 들어와 여행객 아닌 정착민으로 바라본 경주는 어땠을까? 각박했던 도시를 떠나 낯선 경주를 산책하며 바라본 특별했던 봄, 여름, 가을, 겨울. 글을 쓰는 아내 김지혜 씨와 그림 그리는 남편 구서보 씨 부부가 경주를 산책하면서 느낀 것을 권역별로 담아낸 ‘경주그림산책 소소하고 밀밀하게’가 출간됐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서 주관한 ‘2019지역출판산업 활성화 지원사업’으로 출간된 책 ‘경주그림산책 소소하고 밀밀하게’에서는 여행과 산책하기에 편한 근거리 동선을 기준으로, 역사적으로는 신라의 시작에서 끝으로 가는 여정을 10가지 테마로 나눠 경주 40여곳의 아기자기한 이야기를 소소하고 밀밀하게 담아내고 있다. 흔한 가이드북이 아닌 부부 작가의 담백한 글과 그림은 경주에 대한 추억을 소환하기에 충분하다. 현재 이들 부부는 황리단길에서 작업 공방 겸, 그림책서점 ‘소소밀밀’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서울에 살면서 출판사에서 어린이 책을 만들었던 지혜 씨와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였던 구서보 씨가 찾은 6년 전 경주의 봄은 노란 유채꽃이 첨성대 앞을 가득 채웠고, 벚꽃이 진 자리에는 작은 잎사귀가 돋아나고 있었다. 가벼운 옷차림을 한 동네 주민들은 첨성대를 산책했고, 강아지를 데리고 나온 가족들은 걸었다가 뛰었다가 했다. 각박하고 여유 없는 서울 생활 속에서 초저녁 여유를 챙기며 산책하는 경주 사람들이 마냥 부러웠다는 이들 부부. 경주에서 살면 어떤 일이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던 부부는 큰 고민 없이 그해 경주로 이사를 왔고 서서히 경주 안에 자연스레 녹아들어 가고 있었다. 언젠가의 바람으로 경주 곳곳을 산책하며 그날그날 느꼈던 기억을 메모하고, 스케치해 왔던 부부는 운 좋게도 지난해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공모사업에 선정돼 출판 시기를 조금 앞당길 수 있었다고. “처음 느꼈던 경주의 아름다움과 설렘이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무뎌지고, 흩어지는 것 같아 아쉬워질 무렵, 저희가 바라보고 느꼈던 경주를 책으로 담아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어요. 저희도, 경주를 여행하시는 분들도 이 책을 통해 경주를 오래 기억하고 간직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저자 김지혜 씨는 대학에서 디자인과 문예 창작을 전공했으며, 오랫동안 어린이 책 편집자로 일했다. 지금은 경주에서 디자인기획사 ‘소소밀밀워크룸’을 운영하며 어린이 책에 글을 쓰고 있다. 쓴 책으로는 ‘돼지는 그래도 되지’, ‘톰팃톳’, ‘바나나섬에 놀러 오세요’ 등이 있다. 그림을 그린 구서보 씨는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했으며, ‘한국출판미술대전’에서 대상을 받았다. 영화포스터, 사보 등 다양한 분야와 어린이 책에 그림을 그렸으며,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했다. 지금은 경주에서 그림책서점 ‘소소밀밀’을 운영하며, 가족의 일상과 경주에 대한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린 책으로는 ‘다섯 시 반에 멈춘 시계’, ‘광장 시장 이야기’, ‘섬진강의 사계절 참 신기한 일이야’ 등이 있다. ‘경주그림산책 소소하고 밀밀하게’는 경주 그림책서점 ‘소소밀밀’과 경주중앙시장에 위치한 ‘책방나정’에서 판매하고 있으며, 온라인스토에서 구매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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