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가 폐교된 물천초를 매입, 시립미술관으로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수십억 원의 예산으로 매입한 폐교를 그대로 방치하고 있다. 더욱이 이 폐교는 현재 매입 목적과는 달리 해양 쓰레기 적치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는 2017년 신라해양역사문화관 건립 부지로 2010년 폐교된 대본초를 매입했다. 신라의 동해구와 문무대왕릉, 이견대, 감은사지 일대의 해양 문화유산을 체계적으로 안내할 수 있는 전시·체험공간을 마련한다며 시는 32억6000여만원의 예산으로 대본초 건물과 토지 등을 매입한 것이다. 시는 대본초를 리모델링해 새로운 해양문화 및 호국체험 교육시설로 활용하고 문무대왕 바다학교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청소년 해양교육 중심지가 될 것이라 기대했다.
신라해양역사문화관은 총사업비 118억(전환 41억5000만원, 도비 12억4500만원, 시비 64억500여만원), 사업기간 5년(2017년부터 2021년)이 예정돼 있었지만 현재는 2023년까지 2년 연장한 상태다.
사업기간이 연장된 것은 문화관의 콘텐츠 부족과 예산 때문이다. 사업초기 신라해양역사문화관 명칭으로 진행됐지만 콘텐츠 정립 등의 문제가 지적됐고 이후 문무대왕에 집중하자며 문무대왕해양역사관으로 변경됐다.
시 관계자는 “콘텐츠개발용역 보고회 이후 명칭이 변경됐고 지난해 전시콘텐츠 용역을 따로 진행하고 있다”면서 “현재는 경북도 예산 등을 받지 못해 사업이 더딘 상황이다”고 말했다.
시는 문무대왕해양역사관 건립을 위해 경북도에 내년도 예산을 신청한 상태다. 예산 집행 여부는 오는 10월말이나 11월 초 예산 편성 안에 올라가느냐에 달려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예산안에 올라가면 의회 심사를 거쳐 12월 말 경에 예산이 편성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역사관 건립에 부지 매입비용을 제외하고 83억의 예산이 더 필요해 내년에 바로 반영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대본초는 쓰레기 적치장으로 예산과 콘텐츠 문제로 사업이 미뤄지면서 대본초는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방치되고 있었다. 더욱이 방치된 학교에 인근 바닷가 해양쓰레기까지 쌓이고 있었다.
대본초 인근 상인은 “시가 매입하기 전 치즈 체험장으로 쓰일 때는 학생들과 관광객도 드나들며 학교가 활용됐지만 시가 매입한 후 방치되다 현재는 해양쓰레기만 쌓이고 있다”면서 “왜 대본초를 매입했는지 이해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대본초는 올해까지 사용 계획이 없으며 해양수산과에서 해양쓰레기를 쌓아둘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다”면서 “예산이 반영되면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지만 예산이 편성되지 않으면 현재처험 해양쓰레기 적치장으로 쓰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