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당은 웃고 떠들고 시끌벅적해야 살맛나는 곳이다. 2월 말경부터 시작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경로당의 문은 굳게 닫혀 있다. 그러나 어느날인가 개방될 시간을 위해 매주 경로당을 방문해 전기 등 안전을 점검한다는 양북면 안동2리 음지경로당 서이고(83) 회장을 전화로 인터뷰했다.
“점심 먹고 고스톱 한 판 할까요? 이 말에 회원들의 미소가 환하게 번지는 그 시간이 그립습니다. 점심시간만 되면 모여 함께 식사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로 즐겁던 경로당 입니다”
콩나물, 된장, 김치만 있어도 입맛이 돌고 노는 것도, 밥을 먹는 것도 혼자보다 둘이가 좋고 둘보다 넷 이상 여럿이 좋다.
어르신들의 사소한 심부름으로 면내에 나가는 일도 많지만 함께하는 것이 즐겁고 그 덕에 많이 걷게 되니 건강이 좋아지고 어르신들을 더 자주 뵐 수 있어 행복하다 말한다. 코로나가 오래 지속되는 상황에서 90세된 어르신은 거의 냉방같은 곳에서 TV에 의존하며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안타깝다. 연료비가 아까워 두터운 옷을 입고 계시는 모습을 보는 순간 하루속히 경로당이 운영되기를 바랐다.
“어르신들에게 스스로 경로당에 꼭 필요한 사람, 귀중한 사람이라는 인식을 심으려 노력합니다. 경로당에서 프로그램이 이뤄지는 날은 먼저 환경을 둘러보고 불편함 없이 찾는 사람이나 있는 사람이나 행복하기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서 회장은 경로당을 방문하는 어르신들께 바람이 있다고 말한다. "매일매일 만나는 얼굴이지만 좋은 날도 좋지 않은 날도 있기 마련입니다. 그럴 때마다 사소한 말다툼이 일어나는데 조금씩 조금씩 배려하고 서로를 존중하면 좋겠습니다. 서로 비교하지 않고 위로하며 애정표현과 칭찬을 주고받으며 적극적이고 활동적이며 원만하기를 원합니다” “여름은 시원하게 겨울은 따뜻하게 보낼 있는 경로당이 잘 운영되려면 회원들의 적극적인 도움이 필요하기에 심부름을 자처하고 회장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고 전했다.
서 회장은 4년 간 경로당 총무를 한 후 4년 째 회장을 맡고 있다. 경로회원들과 함께 원만하게 운영하기 위해 제일먼저 실천한 것이 회계다. 작은 물건이라도 구입하게 되면 지출결의서를 작성하고 매월 경로당에 비치된 칠판에 공고를 한다. 회원들의 궁금증은 바로바로 해결하고 있다.
활동을 시작한지 1개월도 채 되지 않아 경로당이 폐쇄돼 아쉽다는 경로당 행복도우미 안은주 씨는 “회장님의 가장 큰 장점은 어르신들과의 거리감 없이 가족같은 분위기의 친화력입니다. 회원들의 건강을 걱정하시고 어르신들이 이용하시기 편하도록 난방 및 깨끗한 환경을 위해 청소도 열심히 하셔서 방이 빛이 날 정도로 깨끗했습니다”면서 “경로당의 발전을 위해서 항상 공부를 하시며 제가 방문하면 정말 반갑게 맞이해 주셔서 어르신들께 행복과 사랑을 드리러 방문했다가 더 많은 행복을 받고 옵니다”고 말했다.
경로당 행복도우미는 회계, 물품관리, 회원관리 등 경로당 운영관련 지도 및 위생, 보이스피싱, 건강관리 등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고 사각지대에 방치될 수 있는 취약노인을 발굴해 개별상담을 통한 경로당 이용과 복지서비스를 연계하는 복지코디네이터의 역할을 수행한다. 경주행복도우미 1인이 17개소를 관리하며 운동, 여가, 교육 등 기타 관리를 하고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