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우리는 전례 없는 경험을 하고 있다. 전세계가 한국의 대통령에게 도와 달라 전화하고 유럽에서는 군용기를 보내서 우리나라의 진단키트와 보호장구를 실어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했다는 것을 자랑으로 대국민 담화를 하는 미국 대통령 트럼프와 6·25 참전국가인 불가리아 정상을 바라보며 변화한 우리의 위상을 보고 있다. 그런 한편 세계 각국은 서로를 불신하여 문을 걸어 잠그고 있다. 나라마다 공항에 줄지어 늘어선 비행기들은 더 이상 자신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웃과의 사회적 거리두기 만큼 각 국가들도 멀어져가고 있다.
엘리베이터를 타면 마스크를 쓴 사람끼리도 경계해야 하고 마스크를 하지 않으면 미개인이 아니라 아예 병균취급 받는다. 혹여 재채기라도 하면 가족 간이라도 엄청나게 따가운 시선을 받는다. 이는 우리나라만 아니라 전 세계가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일이다. 이웃과 이웃나라, 서로를 믿지 못하는 각자 도생의 길이다.
중국이나 인도의 경우 이동을 하지 못하게 하고 도시를 봉쇄하기도 하고 지나다니는 행인들에게 매질까지 하면서 이동을 막고 있다. 이스라엘에서는 군인을 동원해서 종교집회를 하는 이스라엘 전통 유대교도들을 해산하였다.
헬조선을 외치며 탈 한국했던 교포와 유학생들이 줄지어 돌아오고 있고 심지어 전세기를 동원하기도 하는 우리의 현실이다. 몇몇 국가들은 탈출 못 한 우리교민들을 태워 데려다 주면서 우리나라 진단키트를 사가는 ‘웃픈’ 현실을 연출하고 있다. 세계 각국의 국민들은 국가가 행하는 공권력의 폭력에 아무 소리도 하지 못한 채 가만히 있거나 집 또는 도시에 갇힌다.
이 와중에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스마트한 도시기능은 사람들을 더 강력히 통제하는 수단으로 급변했다. CCTV, 빅 데이터, 인공지능을 통해 예전의 비밀경찰 보다 더 세밀하게 사람들을 감시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음에도 아무도 저항하지 않는다.
4월 15일은 우리나라 21대 국회의원 선거일이다. 국회는 입법기관으로 국가를 지탱하는 모든 법을 만든다. 우리나라는, 정부의 권력과 기업의 권력을 감시 할 수 있는 성숙한 시민들이 자신의 생각을 표로 나타내는, 민주주의 국가다. 최근 코로나19사태 속 지구촌 국가들을 보면서 정보의 통제가 얼마나 국민들에게 해악을 끼치는지 새삼스레 알게 되었다. 마치 아무 일 없는 듯하던 국가와 도시가 삽시간에 멈춰서는 모습을 직접 보게 되었다. 이로써 국가지도의 판단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피부에 와 닿도록 느꼈다.
그러나 위기는 기회다. 어렵게 민주주의 사회를 만든 우리 국민들의 자유민주주의를 억압당해서는 안 된다. 스마트시티의 센서나 CCTV가 우리를 감시하는 게 아니라 CCTV를 통해 더 넓고 세세하게 살펴 볼 수 있는 새로운 우리의 눈이 되어야 한다. 빅데이터를 통해 지혜롭게 사는 것을 배우고 인공지능을 통해 삶을 풍부하게 만들어야 한다. 세상은 스마트해 지고 있지만 자칫 또 다른 빅브라더 세상이 될 수도 있다. 스마트한 기술로 국민을 감시하는 게 아니라 권력을 감시해야 한다.
이슬을 먹고 꿀을 만들어 내는 생물이 있는가 하면 독을 만들어 내는 생물도 있다. IT기술도 마찬가지다. 똑같은 IT기술도 우리나라에서는 사람을 살리지만 독재국가에서는 국민을 감시하고 국민들을 통제하게 된다. 이번 4·15총선을 통해서 우리나라를 민주적으로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철학과 비전을 바로 가진 정치 집단에게 투표해야 이 스마트한 IT기술을 국민 모두가 잘 사는 기술로 사용할 수 있다.
다행히 코로나19 위기의 시대에 선악이 더욱 명료하게 보이게 되어 투표하기 쉬워졌다. 온갖 거짓 선동으로 국민들의 눈과 귀를 멀게 한 사람들에 대해 준엄한 심판을 내려야 한다. 국민을 겁박하고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거짓정보와 거짓 평화를 주입하던 뻔뻔한 집단들에게 정치권력을 주어서는 안 된다. 개돼지가 되어 살 것인지 존경받는 국민이 되어 살 것인지는 우리들의 선택에 달려 있다. 개인의 이익이 아닌 국가의 이익을 위해 투표를 당부한다. 부디 현명해지자. 코로나19가 우리들에게 주는 교훈을 헛되이 여기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