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오전 0시30분께 울산 남구 야음동 D아파트 204동 1303호에서 아내의 가출 문제로 아들과 말다툼을 하던 가장이 시너를 뿌리고 불을 질러 아들 김모(17)군과 위층에 사는 이모(47)씨 등 3명이 숨지고 10여명이 다친 사건이 발생했다.
이번 화재는 13층에서 일어난 화재로 삽시간에 불길이 위층으로 번지면서 잠자던 주민들은 화염과 연기에 놀라 허둥댔고 이 과정에서 불이 난 집에 살던 양모(75) 할머니가 질식해 숨졌고 김모군과 위층의 이모(47)씨 등 2명은 아래로 뛰어내리다 숨졌으며 17명이 연기에 질식되거나 뛰어내리다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처럼 고층 아파트에서 불이 날 경우를 대비해 대형 인명피해를 막기 위한 비상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경주지역의 경우 고가소방차가 1대 밖에 없는 실정에다 최대 높이는 지상 46m로 아파트 15층 밖에 못 올라가는 형편이어서 15층 이상에서 불이 난다면 속수무책이다.
특히 안강이나 외동의 경우 15층 이상의 아파트도 있지만 고가소방차가 경주소방서에 있기 때문에 문제가 심각한 실정이다.
또 지역 일부 고층 아파트의 경우 옥상에 지붕이 설치돼 있기 때문에 옥상으로 대피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옥상으로 통하는 문이 추락사를 방지하기 위해 잠금 장치가 돼 있는 곳도 있어 자칫 대형 참사를 부를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다.
이에 대해 경주소방서 관계자는 “현재 전국적으로 고가소방차의 경우 최대 높이가 46m가 최고이며 워낙 고가여서 각 지역마다 몇 대씩 보유하기는 힘든 실정이다”며 “만약 고층에서 불이날 경우 옥상으로 대피해 소방헬기를 이용 하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방 헬기의 경우 경주지역에는 없고 경북소방본부인 대구에 있기 때문에 초를 다투는 화재시 소방헬기를 이용한 인명대피는 불가능한 실정이다.
화재 초기시 조기 진압할 수 있는 옥내 소화전이나 소화기 작동법에 대해서도 아파트 일반 입주민 상당수가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는 것도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시민들은 소방서 측에서 대형 화재를 대비해 정기적인 소방 안전 교육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소방서 측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경주소방서 한 관계자는 “정기적으로 대형 화재를 대비해 소방 교육을 하는 것은 좋지만 아파트 전 입주민들을 한자리에 모아 교육을 하기에는 불가능하다”며 “현재 아파트 관리자나 경비원들을 대상으로 교육하고 있으며 소방교육을 원하는 주민들인 소방서로 연락하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