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과 동시에 마스크 값이 끝없이 오르고 있는 가운데, 마스크 보급을 위해 정부는 우체국과 농협 등 공적기관을 이용해 반값 마스크 판매를 시작했지만 턱없이 부족한 수량 때문에 오히려 시민들의 원성만 샀다. 시민들은 마스크 5장을 구매하기 위해 도로가에서 식사하며 기다리는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또 마스크를 당연히 구매할 수 있을거라 생각하고 판매시간에 맞춰서 온 사람들은 마스크를 구매하지 못할까 끼어들기를 하거나 몸싸움을 벌이는 등 마스크 대란을 실감하게 했다. -경주농협 하나로마트 농협 하나로유통이 지난 2일부터 전국 2219개 하나로마트를 통해 마스크 70만개를 공급했다. 지역 하나로마트들도 한 매장마다 400매 가량의 마스크가 공급돼 판매에 들어 갔다. 구매 가능한 수량은 1인당 5매씩. 80명이 구매할 수 있는 양이다. 지난 2일 경주농협 하나로마트. 판매시간은 오후 2시부터였지만 구매행렬은 오전 9시부터 시작됐다. 지난달 28일 우체국에서 판매한 마스크를 구매하지 못한 시민들이 더 일찍부터 마스크 구매를 위해 집을 나선 것이다. 80명까지 구입가능해 하나로 마트 측에서는 80명까지 표시하는 표지판을 세워두었지만 마스크 구매를 기다리는 시민들은 200명을 훌쩍 넘었다. 가장 짧은 시간 줄을 선 사람은 3시간 정도를 기다렸다. 마스크 구매를 위해 식사도 길 위에서 바로 먹을 수 있는 빵이나 간편식 등으로 해결했다. 80명까지만 구매가 가능한데 왜 줄을 길게 늘어놓고 있느냐는 불만이 대부분이었다. 주민 A(70, 남) 씨는 “아니 마스크를 사려고 3시간을 넘게 기다렸는데 80명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구매할 수 없다고 하면 어쩌란 말인가. 그럼 80명 이후에 기다린 사람들에게는 돌아가라고 안내를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불만을 터트렸다. 하나로 마트 관계자들은 “80명 이후 줄을 선분들에게 마스크를 구매할 수 없으니 돌아가라고 안내를 해드렸지만 돌아가지 않고 계속 줄을 서고 계신다. 줄을 계속 서고 있으니 그 뒤로 사람들이 계속해서 줄을 이어가고 있었다”고 말했다. 판매시간이 다가오면서 사람들 사이에서 불만의 소리가 나오고, 끼어들기를 하는 사람에게 언성을 높이는가 하면, 몸싸움도 일어날 상황이 벌어졌다.  상황이 악화되자 마스크를 구하지 못한 시민들은 하나로 마트의 안일한 대처에 불만을 터트렸다. 주민 B(38, 여) 씨는 “앞으로도 마스크 판매 때문에 이런 일들이 계속적으로 일어날 것인데, 마스크를 구매한 사람들은 인적사항을 기록해 놓던가 해서, 구매하지 못한 사람들도 최소한의 수량은 구매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그냥 줄 세워놓고 정해진 수량을 판매하는데 급급하면 정말 마스크가 필요한 사람들은 구매할 기회도 없이 손 놓고 있어야 할 것 같다”면서 “마스크를 판매하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 지금 같은 판매방식은 직장인들의 경우 마스크를 구할 수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로 마트 관계자는 “판매방법은 지점 마트에서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지침대로 판매를 하고 있다. 마스크를 필요로 하는 분들이 많은 만큼 최대한 공정하게 판매를 하겠다. 공급되는 마스크의 수량도, 마스크 제조업체도 다 다르기 때문에 정확히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현곡우체국 마스크 대란은 우체국도 마찬가지였다. 우체국에서 판매하는 마스크도 수량이 부족해 시민들로부터 원성만 샀다.  지난달 28일 경주지역에서는 읍면지역 12개 우체국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우체국 당 1인당 최대 5매, 70명까지만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 이날 현곡우체국을 비롯한 경주 읍면지역 우체국 앞에는 마스크를 구입하려는 시민들이 우체국 문이 열리기도 전부터 줄을 서기 시작했다. 많은 양이 풀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 시민들의 불안감이 일찍부터 줄을 서게 한 것. 이날 현곡우체국이 판매할 수 있는 최대인원인 70명은 이미 오전 11시가 채 되지도 않아 대기하는 시민들의 수는 넘어 섰고 우체국 측에서는 장시간 줄을 선 시민들 중에 중간이탈자 발생을 체크하면서 판매시간을 기다렸다. 그리나 낮 12시경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하자 우체국 측은 비를 맞으며 기다리고 있는 시민들의 건강이 우려돼 오후 2시부터 배부 예정이었던 마스크구입 대기표를 오후 1시경부터 나눠주었다. 하지만 이 같은 사실을 알지 못한 시민들은 오후 2시부터 마스크가 판매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1시30분경 현곡우체국을 찾았지만 이미 대기표 배부가 끝나 마스크를 구입할 수 없다는 사실에 거센 항의를 했다. 시민 A(여, 67) 씨는 “몇시간을 기다렸다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번호표가 다 배부됐다고 전해 들었다. 너무 당황스럽다. 분명히 2시부터 판매를 한다고 해놓고 왜 자리 비운사이에 번호표 배부가 끝났다고 구매를 못한다고 하는지 이해가 안된다”며 항의했다. 현곡우체국 관계자들은 “이미 아침 일찍부터 줄을 선 분들이 많이 계셨고, 70명까지만 구입이 가능한 상황이었는데 이미 70명은 오전 11시가 되기도 전에 넘어섰다”며 “중간에 비가 내려 비를 맞으며 기다리는 주민들의 건강이 위험해 우리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 우체국에서 동시에 1시부터 대기표를 나눠드렸다. 오늘 구매하지 못하신 분은 앞으로 계속해서 판매를 하기 때문에 서두르시지 말아 달라”고 설득했다. 이날 현곡우체국은 마스크 구입하지 못해 항의하는 일부 시민들로 인해 우체국 업무가 지연됐으며 이로 인해 우체국 업무를 보러온 시민들이 항의하는 시민들에게 원성을 높이는 일도 벌어 졌다. 공적기관 마스크판매는 시작됐지만 공급량이 부족해 시민들끼리 싸움이 일어나는 모습에 인터넷 대형 커뮤니티들에서는 마스크 구매가 정말 필요한 사람들에게 먼저 돌아갈 수 있도록 마스크 구매를 최대한 참아보자는 ‘마스크 구매 참기 운동’까지 일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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