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원된 월정교(月精橋) 현판 글씨는 남쪽문루 김생(金生: 771~?), 북쪽문루 최치원(崔致遠: 857~?) 필체다. 우리나라 서예 신품사현(神品四賢)*으로 불리는 신라의 명필 김생은 예서(隸書) 행서(行書) 초서(草書)에 능하여 해동(海東)의 서성(書聖)이라 불렸고, 송나라에서도 왕희지(王羲之) 버금가는 명필로 봉화「태자사낭공대사백월서운탑비奉化太子師郎空大師白月栖雲塔碑」에서 집자(集子)해 탁본하여 서각한 것이다. 김생의 필체가 거의 남아 있지 않고 조선시대 수십 종의 탁본 『대동서법』의「망려산폭포시望廬山瀑布詩」,『해동명적』의「송하빈객귀월送賀賓客歸越)」,『전유암산가서田遊巖山家序』,『관란정석각』,『원화첩』,『백률사석당기〔이차돈순교비〕』 경복궁에 있는 낭공대사비(郎空大師碑)에 전한다. 최치원은 통일신라 후기의 학자로 호(號)는 고운(孤雲)·해운(海雲) 당에서 유학하여 18세 과거에 급제, 토황소격문(討黃巢檄文) 명문장으로 유명하다. 28세인 885년 귀국 관직에 있으면서 망해가는 신라를 위한 시무10조(時務十條)를 올렸다. 난세를 비관 유랑으로 떠돌다 해인사에서 여생을 마쳤다. 저술로는『계원필경집桂苑筆耕集』『석순응전釋順應傳』『법장화상전(法藏和尙傳』『사산비명四山碑銘』인 ‘하동 지리산 쌍계사 진감선사 대공탑비·보령 만수산 성주사 낭혜화상 백월보광탑비·문경 희양산 봉암사 지증대사 적조탑비·경주 초월산 대숭복사비’(복원)가 전한다. 사산비명 중 가장 먼저 완성한 쌍계사 진감선사대공탑비(眞鑑禪師大空塔碑)에서 월정교 글씨를 집자하여 서각한 해서체(楷書體) 현판이다. 천년을 끌어당겨 새긴 ‘月精橋’ 현판 김생과 최치원 필적은 한국서예사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양쪽 문루 앞 돌기둥 꼭대기 늠름하게 올라앉아 반기는 사자상은 역사의 수호신처럼 월정교를 지키고 있다. 신라 경덕왕(景德王) 19년에 조영되어 고려 충렬왕 6년까지 520여년 긴 세월, 궁궐의 서남쪽 문천의 격조 높은 다리로 그 역할을 다 하였을, 신라왕경의 상징이며 건축예술의 최고봉이었을 월정교, 고대 교량 목조건축기술과 석조건축기술의 건축미를 돋을새김 하며 복원계획이 세워졌다. 흔적 없이 허물어져 물살에 밟히는 주형(舟形)의 뱃머리 유구의 자취로, 1300여년 남천 흐르는 물살에 씻긴 교대의 돌을 유추해, 통일신라 궁성과 왕경의 연결 통로인 월정교 발굴조사(1984년~1986년 발굴완료) 결과, 교대 및 교각 하부구조 보존상태가 양호한 검증으로 복원건립이 시작 되었다. 다리의 길이는 66.15m 폭 9m 높이 8.25m. 문루는 정면 5칸 측면 3칸 지상2층 한식 구조로 높이 15.67m, 문루 북편은 디지털 영상관 남편은 전시관으로 사용 통칭 북루 남루로 누각 21칸, 단아하고 단순함 속에 장중하면서도 강건해 보이는 맞배지붕 전체 기둥 수 88개, 문루 정면 5칸 측면 3칸 화려한 주심포 팔작지붕 기둥 수 48개, 바닥을 장식한 전돌은 동궁과 월지에서도 출토된 보상화무늬로 약 1100도 온도에서 흙을 구워냈다. 목조건물 전체엔 목재의 단점을 보강하고 건물의 수명을 연장하는 기능과 위계성에 맞추어, 오행사상을 상징하는 오방색 청(靑:봄 東) 적(赤:여름 南) 백(白:가을 西) 흑(黑:겨울 北) 사방을 에워싼 중앙에 황(黃)색의 단청을 입혀 고품격의 장엄한 기상을 질감 있게 조영했다. 빛을 많이 받는 기둥이나 난간 등에는 붉은색을, 빛을 적게 받는 추녀나 천장 등에는 녹청색을 써서 명암의 장식적인 대비 효과를 높인 상록하단의 원칙이 적용, 내부 단청의 경우 광선의 명도가 외부보다 낮기 때문에 주로 녹청색으로 처리하여 밝은 느낌이 나도록 했다. 준공을 마친 지금, 관광객들의 감탄사가 천년숨결로 이어지고 해가 지면 화려한 조명등 아래, 물속에 비친 아름다운 경관에 반해 사진을 찍는 손길들이 천년을 캐서 담고 있다. 왕족으로 거닐어보는 주야간 볼거리 명소로 자리매김 확실하지만, 문화재복원이라는 개념엔 학자들 사이 논쟁의 여지가 분분하다. 신라적 교량토목건축양식의 도면이나 설계도가 기록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기에, 정답 없이 치닫는 견해들과 대립 소통하면서 역사의 한 축을 지탱하고 있다. 중국, 일본 동시대 교량들을 현장견학 답사하며 학문적 고증을 반영해 세기(世紀)의 문명을 곧추세우듯, 이 시대 최고의 예술적 안목과 사명감으로 공들여 이룩한 월정교! 고민하고 심혈을 기우린 정성으로 ‘대한민국 국토대전 역사문화건축 부문 대한건축학회장상’을 수상했다. 현존하는 가장 빼어난 다리로 인증을 확인한 기품으로 빛을 발할 것이다. 필자(筆者)는 2008년 4월 28일(월) 15시 월정교복원기공식(故백상승경주시장)에도 참석 했고, 제14차 세계유산도시기구 세계총회(OWHC) 개최에 맞춰 2017년 10월 31일(화) 17시, 시민의 벅찬 환호와 박수로 성대하게 치른 준공개막식(최양식경주시장)에도 참석해, 천년을 거슬러 또 천년 새로운 역사의 뜻 깊은 장면에 감개무량함을 느꼈다. 축제의 역사적 순간, 남천물거울에 흡수된 월정교는 빛과 선의 신기루 닮은 풍광으로 천상의 야경을 낳듯 아름다웠다. 달빛어린 밤 그대 가슴에 또 하나의 풍경으로 닿는 월정교, 그리운 쉼표로 추억을 찍어 시나브로 사랑의 마침표로 꿈을 맺으며 흘러갈 것이다.*글씨가 빼어난 경지에 이르는 4사람, 신라 김생, 고려 유신, 탄연, 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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