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신문을 펼치고 텔레비전 보기가 두렵다. 멀지 않아 나라가 결딴이 날 것 같다. 앞으로 중생을 제도할 미륵불은 56억7000만 년 후에 오신다니 까마득하다. 그런데 보살은 중생의 간절한 원에 따라 가끔 현신했다는 기록이 『삼국유사』에 여러 차례 나온다. 나라가 어지러우니 보살의 출현을 간절히 염원하게 된다. 본존불을 향하여 좌측의 두 번째 상은 오른손에 경권[經卷 : 범어 경전의 묶음]을 들고 있어 문수보살(文殊菩薩)로, 우측의 두 번째 상은 오른손에 둥근 보발[寶鉢 : 보현보살의 원만함을 상징]을 들고 있어 문수와 한 쌍을 이루는 보현보살(普賢菩薩)로 보아야 한다. 사찰 대웅전에는 석가여래의 좌우에 협시불로 각각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을 모신다. 따라서 이 석굴암 주실에 모신 주 불상의 존호가 석가여래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보살은 깨달음의 지혜를 얻고 중생을 제도하고자 서원을 세워 6바라밀을 닦아 불타가 되고자 하는 존재이다. 더 넓은 의미로는 보리[菩提 : 깨달음의 추구)와 살타[薩陀 : 중생의 제도]라는 자신의 이익[自利]뿐만 아니고 다른 사람도 이롭게 하는 존재[利他衆生]이다. 이와같이 깨달음의 지혜를 구하는 대승의 수행자인 보살을 마하살·보살마하살·보리살타마하살타 등이라고도 한다. 보살과 부처님은 존상이나 탱화에서 머리에 보관을 쓰고 있느냐 그렇지 많느냐에 따라 구분한다. 대체로 보살은 보관을 쓰고 있지만 지장보살만은 스님처럼 머리를 깎은 모양을 하고 있다. 부처님은 머리를 꼬아서 말아놓은 나발형태로 조형되어 있다. 흔히 사찰에서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를 사부대중이라고 한다. 비구는 남자 스님, 비구니는 여자 스님을 지칭하고, 우바새란 재가의 남자 신자로 청신사, 우바이란 여자 신자로 청신녀라고도 한다. 요즈음 사찰에서는 남자 신자를 거사, 여자 신자를 보살이라 지칭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여신도를 보살이라고 할까? 사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보살상은 각종 장신구로 치장을 하여 여성처럼 묘사하고 있다. 그러나 보살은 여성도 아니고 남성도 아니다. 따라서 필자는 지금 사찰에서 통용되고 있는 여자 신도를 일컫는 ‘보살’이라는 호칭에는 문제가 있다고 본다. 사찰에서 흔히 만나게 되는 보살로는 문수보살·보현보살·관세음보살·대세지보살·지장보살·미륵보살·일광보살·월광보살 등이 있고 과거불인 정광여래, 현생불인 석가모니, 미래불인 미륵불의 전신인 제화갈라보살, 호명보살, 미륵보살을 비롯하여 경전에서 언급하고 있는 보살은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또 보살은 실재하였던 고승이나 대학자에 대한 일종의 존칭으로도 사용되었다. 인도의 용수·마명·무착·세친 등이 보살로 불렸으며, 중국에서는 축법호가 돈황보살로, 도안이 인수보살로,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는 원효가 보살의 칭호를 받았다. 주실에 있는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은 범천과 제석천이 넓고 평평한 하나의 큰 연꽃 위에 서 있는 것과는 달리 매우 섬세하고 사실적으로 묘사된 연화대 위에 서 있다. 또 범천과 제석천과 마찬가지로 이들 두 보살상도 몸과 얼굴을 중앙의 본존불 쪽으로 약간 비튼 자세이다. 이는 모든 조상(彫像)이 일심의 표현인 본존불을 중심으로 조화와 질서를 갖추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두 보살의 두광은 원형으로 소박하게 표현되어 있다. 머리에는 삼면의 보관을 썼고 귀와 가슴 등에 구슬로 된 장식이 달려 있다. 천의는 결코 욕심으로 점철된 현세의 불행한 과보에 얽매어 있지 않음을 나타낸다. 문수보살은 지혜의 공덕을 가진 보살로서 반야경을 결집, 편찬한 보살로 알려져 있다. 보현보살은 고대 인도 사상의 영향을 비교적 적게 받은 불교의 순수한 보살이다. 문수보살은 대승불교 초기에서부터 나타나고, 보현보살은 그보다 후기 경전에서 자주 등장한다. 문수보살이 지혜(智慧)를 상징한다면, 보현보살은 대행(大行)을 상징하는 보살로서, 수행의 과덕(課德) 그 자체를 하나의 이상적 행원(行願)으로 승화시킨 것으로, 실천행의 상징이다. *6바라밀(六波羅蜜)은 대승불교의 보살이 깨달음을 이루기 위해 수행하는 6가지 실천 덕목으로 보시(報施), 지계(持戒), 인욕(忍辱), 정진(精進), 선정(禪定), 반야(般若 지혜) 바라밀로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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