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가장 무서웠지만 누구나 맞서지 않을 수 없는 통과의례가 있었다. 바로 이 뽑기. 모든 젖니를 뽑고 새 영구치를 가지려면 대체적으로 초등학교 4학년은 되어야 한다. 때문에 예닐곱 살부터 몇 년 동안은 어떻든 이뽑는 공포에 시달려야 한다. 이 뽑는 방법이 난무하는 가운데 그래도 가장 일반적이고 친근한 방법이 실에 묶어 이마를 탁 쳐서 뽑는 방법일 것이다. 이소형 씨가 페이스북에 딸 하랑이가 아빠에게 이 뽑히는 동영상을 올려 많은 이들로부터 축하와 함께 안쓰러움을 자아냈다. 이에 실을 묶은 하랑이가 아빠를 바라보며 겁에 질려 있지만 아빠는 인정사정 볼 것 없이 하랑이 이마를 두들긴다. 순식간에 이 뽑힌 하랑이가 이 빠진 것을 알고 일순 큰 짐 든 듯 홀가분해지는가 싶다가 뒤이어 몰려오는 이마의 둔탁한 통증에 다시 울음을 터뜨린다. 이 장면에서 대부분 친구분들이 빵 터졌음을 가감없이 달았다. 동영상만 없을 뿐 이런 추억을 아이 가진 어느 집인들 공유하지 않았을 것이며 어떤 어른인들 간직하지 않고 있을까? 달린 댓글들도 재미있다. 대체적으로 지나치게 세보인 아빠의 완력에 대한 성토다. “하랑이 머리세포 50개 사망” “치아 두 번 뽑았다가 골로 가겄다. ㅠㅠ 한방에 뽑았다는 거는 칭찬해야되는 거 맞제?” “야, 김서방아, 아 목 빠아~진다” 이런 반응들에 대해 하랑이 엄마 이소형 씨는 다음에는 치과에 가서 뽑겠다고 대답하며 아빠의 센 터치에는 지난 번 이 뽑기에서 단번에 성공하지 못하고 실패한 경험이 있었음을 설명했다. 아무렴 페이스 북 전체에서 흐르는 이 가족의 달달함만 봐도 하랑이 아빠가 딸내미 머리를 감정 실어 때릴 리가 없다. 하랑이의 놀란 표정이 많은 페이스북 친구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해 주었으니 분명히 예쁘고 튼튼한 영구치가 생겨나 오늘의 아픔을 좋은 추억으로 간직하게 해 줄 것이다. 생일 똑 같은 하랑이 동생 하율이, ‘터프한 김서방’으로 소문날 듯한 하랑이 아빠와 이소형 씨, 이 단란한 가족이 더 많은 행복을 배달해 줄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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