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 가면 도망갈세라 사진 속 곤충들은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생동감이 넘친다. 어린 학생들에게는 자연과 생태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하다. 자연과 어우러져 저마다의 기품을 자랑하는 곤충 사진은 37년을 주로 농어촌지역 학교에서 근무해온 별빛중 이원락 교장의 작품들이다. 이원락 교장의 곤충 사진전 ‘가까이서 들여다보니’ 전시가 오는 16일부터 27일까지 더케이호텔 경주 1층 갤러리에서 펼쳐진다. 이번 전시는 이 교장의 정년퇴직 기념 사진전으로 그동안 울릉도, 의성, 영덕, 포항, 영천 등 근무지 주변에 서식하는 곤충의 생태를 담은 사진 70여점을 선보인다. 특히 환경부 보호종 2급인 울도하늘소, 무당벌레의 우화 장면, 시가도귤빛부전나비 등 흔히 볼 수 없는 곤충들도 이번 사진전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가르치는 틈틈이 곁눈질하며 사진을 찍기 시작한 지도 서른 해 가까이 지났습니다. 이른 잠을 깨면 카메라를 메고 들판으로 산으로 부지런히 돌아다녔죠. 서투른 솜씨였기에 오히려 배울 일도 많았고, 어쩌면 이런 끌림 때문에 지금껏 사진을 찍고 있는지도 모르겠네요” 이원락 교장은 오랫동안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찍다가 어느 시기부터 근무지인 시골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곤충을 찍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저마다 다른 곤충의 모습이 마치 신비로 가득한 하나의 작은 우주와 같더군요. 변화가 많은 자연의 한 부분이고, 작은 생명체라도 저마다 다른 형태를 지닌 하나의 우주이기에 미처 알지 못했던 신비로움에 전율을 느끼기도 했죠” 데칼코마니로 찍어놓은 듯 나비의 날개는 섬세하고 화려한 디자인을 연상케 한다. 꽃가루는 물론 곤충의 더듬이와 몸, 다리의 뽀송뽀송한 털까지도 선명하게 담아낸 사진은 마치 바로 앞에서 곤충을 지켜보는 것 같이 생생하다. 새 생명을 잉태하고 탄생시키는 장면에서 자연의 신비를 엿볼 수 있다. 평소 흔히 볼 수 없는 경이로운 순간을 포착해 곤충의 아름다움과 생태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이원락 교장. 그는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을 파인더로 들여다보는 순간 행복했고, 그 가운데서도 더 가까이 다가서서 들여다보며 곤충 사진을 찍는 순간순간에 새삼스럽게 생명의 신비로움을 느낄 수 있어 가슴이 뛰었다고 말한다. 사진을 찍는 일이 대단한 기술이 아닌 세상이기에 찍은 사진들을 남에게 보여주는데 용기가 필요했다는 이원락 교장은 늦은 나이, 의미 있는 첫 개인전을 가지며 소회를 밝혔다. “서른일곱 해를 몸담았던 학교를 2월 말에 떠나게 됩니다. 짧지 않은 세월임에도 뒤돌아보니 봄날 한바탕 꿈과 같네요. 낯선 것들을 하나씩 알게 된 그런 떨림의 순간을 기억하고자 이번 전시를 하게 됐습니다. 비록 관심을 가지고 가까이 다가서서 들여다보았지만 아직은 알지 못하고 보지 못한 것들이 더 많아서 당분간은 자연의 모습을 담아가는 이 작업을 계속해 나갈 예정입니다. 그동안 따뜻한 시선으로 지켜봐 주시고 격려해주신 분들께 지면으로나마 고마움을 담은 안부 인사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한편, 이원락 교장의 곤충사진전 ‘가까이서 들여다보니’ 전시는 지난 1일부터 15일까지 포항 포스텍 갤러리 모네에서 먼저 선보이고 있다. 이원락 교장은 1957년 포항에서 태어나 경주 감포에서 초·중·고를 다녔다. 이후 경상대 사범대학 체육교육과를 졸업하고, 한국교원대 대학원에서 체육교육전공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그동안 경남 남해 서면중, 울산 신정여중, 경북 영해고, 감포고, 울진고, 울릉중 교사, 의성 금성여상, 영해고, 포항 대도중 교감, 현재 영천 별빛중 공모 교장(기숙형 공립중학교 초대 교장)으로 오는 2월 말 정년퇴직을 앞두고 있다. 현재 경북교원 사진연구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수상경력으로는 의정부전국사진공모전 은상 외 전국사진공모전 70여점 입상 및 입선,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사진 공모전에서 야마하 프라이즈를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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