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가 지난해 3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문화관광축제 진입을 목표로 야심차게 개최했던 신라문화제가 ‘2020~2021 문화관광축제’ 지정을 받지 못했다.
이에 따라 경주시는 앞으로 2년간 신라문화제 개최 시 국비 및 홍보마케팅 지원을 받을 수 없게 됐다. 지난해 경주시는 천년왕국 부활을 지향하며 황성공원에서 대형 무대를 설치하고 각종 행사와 몇몇 콘텐츠를 추가해 신라문화제를 개최했다. 그러나 이 같은 행사를 앞두고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해,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에 대한 동기를 찾아 볼 수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리고 방향성이 모호하고 관광객들과 시민들에게 보고, 느끼고, 함께하고, 땀을 흘리며 감동을 줄 수 있는 킬러콘텐츠가 없다는 지적도 받았다.
특히 이번 지정은 기존 문화관광축제 등급제(대표·최우수·우수·유망)를 폐지한 후 처음 실시한 것으로 축제의 양적 성장뿐 아니라 지역 사회, 축제 유관 산업 발전 및 축제 생태계 형성 등, 축제의 자생력,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검토한 결과이여서 앞으로 신라문화제를 문화관광축제로 지정 받으려는 경주시의 고민도 적잖을 것으로 보여진다.
문체부는 이번에 총 35개의 축제를 지정했는데 축제 면면을 살펴보면 갖가지 행사를 벌이는 전시적인, 나열식 축제가 아닌 규모는 작지만 전통문화 계승과 지역특색, 행사의 집중성, 지역경제 기여도, 주민 참여형 등을 살린 축제가 대부분이었다.
경주시는 이번 결과에 대해 “문화관광축제 선정제도 및 정책적 변화 과정에서 이번 신라문화제가 문화관광축제 평가 기준에 못 미쳤던 것 같다”고 했지만 지난해와 같은 행사를 반복한다면 아무리 평가 기준에 맞추더라도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경주시는 이번 신라문화제에 대해 “신라문화제가 아직 종합예술제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문화관광축제 선정 기준에 걸맞은 콘텐츠를 발굴하고 시민들과의 합의해 의해 특화된 축제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관 주도의 행사가 아닌 지역의 문화재단 등 전문성 있는 축제 전담조직이 맡아 축제를 진행해야 한다”고 한 전문가의 제언을 적극 참고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