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경주에서는 경주를 찾은 방문객 숫자가 무려 이 천만 명이 된다고 홍보한다. 불과 5, 6년 전만해도 일 천만 명이라고 했다. 놀라운 숫자다. 반갑고 고마운 현상에 진정으로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반면 ‘과연 그 많은 숫자가 경주를 다녀 간 후에는 얼마나 만족 했을까?’ 자못 궁금하고 한 편으로 조마조마한 마음을 숨길 수 없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물론 그 숫자가 모두 관광객의 숫자만은 아니다.  그러나 경주를 찾은 사람의 숫자임이 확실하다면 그 모든 사람의 눈과 귀와 그리고 입은 경주를 향했을 것이다. 많게 혹은 적게는 다른 목적으로도 들렸을 것이다. 그렇다면 좁혀서 순수한 여행자만을 두고 얘기하기로 하자. 그들은 여행지로서의 경주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을까? 무엇을 얻고 싶었고 또 얻고자한 것을 얻었을까? 입장을 바꿔서 타 지역을 여행 했을 때 얻고 싶었던 것들에 대한 나의 만족도는 과연 어땠나?를 생각해 보자. 냉정 했을 것이고 가감 없이 평가했을 것이다.  그런 만큼 경주를 찾은 그들도 분명히 그 나름대로 여러 매체를 통해 경주를 평가 할 것이고 어쩌면 그것이 경주의 흥망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고 감히 얘기하고 싶다. 왜? 시대가 시대인 만큼 이제는 그런 피드백 행위를 인정해야 하는 때이고 경주는 관관상업이 제1의 산업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여행의 묘미는 과연 무엇일까?  물론 개인차는 있다. 그러나 여행후의 감흥에 대해서는 공통적이다. 어떤 결과든 시간이나 경제적인 무엇을 투자한 만큼의 무언가 얻는 것이 분명히 있어야한다. 여행을 준비하는 동안의 설렘이 있었지만 그에 대한 보상이 없다면 과장하자면 손해를 보는 것 같은 피해본능을 느낄 것이다. 그 반응이 무섭다.  그렇다고 본다면 특별히 관광이 주산업인 모든 지역은 긴장할 수밖에 없다. 적당한 감흥을 주지 못하고 조그마한 상처라도 준다면 차라리 방문자의 숫자가 오히려 적을수록 편할 것이다. 냉정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많은 방문객들이 소화할 만한 그 무엇은 있으며 소화할 능력은 있는가?  물론 브랜드는 충분하다. 늘 있던 그 자리에 그것들이 그렇게 있다. 그렇지만 이제는 단순히 국내의 특정세대를 뛰어넘은 전 세계인의 접근이 용이 할 수 있도록 브랜드를 통한 컨텐츠의 재구성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곧 재구성으로 인한 재인식이 경주를 다시 찾는, 아니 방문자의 불만의 소리가 튀어나오지 않게 하는 묘수일 수 있을 것이다.  매년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의 년도별 전망 <트랜드 코리아2019>에서는 올해의 트랜드 중에 ‘새로운 복고Going, New-tro’라는 용어를 찾아냈다. 잠시 빌리자면 “복고는 수시로 등장했다가 사라지는 트렌드지만, 이번 복고는 중장년층이 아닌 1020 세대를 공략하는 새로운 복고라는 점에서 ‘돌아온 복고’가 아니라, ‘새로운 복고, 뉴트로’라 명명한다”고 적고 있다. 그러니까 아날로그를 바탕으로 하는 뉴트로는 디지털 피로감으로부터 탈피하고 싶은 현대인들의 욕구를 반영한다고 쉽게 설명한다.  그것은 최근 <도시재생사업>이란 이름으로 국가적 차원으로 전국의 각 지자체가 앞 다투어 진행하고 있고 눈 뛸만한 성과를 얻고 있는 신산업의 소산물일 수도 있다. 서울의 을지로, 익선동 등이 그렇고 가까운 포항 구룡포가 그렇고 시끄러운 목포의 구도심이 만찬가지다.  그렇다면 경주는 어떤가? 조금은 다른듯하지만 남들이 이름 지은 <황리단길>이 그 트랜드에 편승하는 현상일 수 있다. 그곳에서 매끈하고 완벽한 것보다 과거의 조금은 낡고 오래된 정취를 따뜻하게 받아들이는 모습들을 볼 수가 있다. 그렇다. 우리가 독창적으로 트랜드를 만들 만 한 능력이 부족하면 편안하게 편승해서 우리와의 접목을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한다. 브랜드를 통한 컨텐츠의 재구성으로 구름처럼 몰려든 여행자들이 돌아가면서 엄지 척 하는 경주가 될 수 있다는 공급자의 인식의 변화가 급선무일 것이다.  “무엇이 가장 나를 불쾌하게 할까?”를 생각하면서 입장을 바꿔서 손님을 맞이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아무도 가질 수 없는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브랜드의 역사는 쌓여가는 전통의 자산이다. 그 자산이 곧 브랜드가 연계된 어떤 콘텐츠가? 시스템이? 친절이? 숙소가? 음식이? 휴식이? 또? 또?... 우리는 이제 다시 점검해야 한다. 경주를 찾은 관광객이건 아니건 그 많은 사람들을 절대로 혐오스러운 얼굴로 돌아서게 해서는 안 된다.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엄지를 척 들어 올리는 그들이 되게 해야 한다. 한마디로 “경주에 가면 □□□이 있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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