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담은 파란 나무, 나무를 담은 연두 빛 하늘. 거침없는 표현과 오색찬란한 색감이 캔버스 화면을 가득 채운다. 렘트갤러리(관장 권종민)에서는 내년 1월 20일까지 서양화가 박계현 작가<인물사진>의 여덟 번째 개인전 ‘山山水水’展이 펼쳐진다.
이번 전시에서 박계현 작가는 ‘산산수수-입암별곡’을 비롯해 ‘Happy birthday to U!’와 ‘문양이 있는 그릇’ 시리즈 등 20여점의 작품들을 선보인다.
지난해 강사 생활을 마치고 작품 활동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는 박 작가. 그는 시간적인 여유가 생기면서 작가로써 이웃들에게 주고 싶은 메시지를 작품으로 남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렇게 하루 10시간, 3개월에 거쳐 200호 사이즈의 유화 ‘Happy birthday to U!’가 완성됐다고 말한다.
장미꽃 24다발을 다양한 색감에 맞게 생동하게 그린 ‘Happy birthday to U!’는 일년 24절기 내내 생일같이 행복하길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담겨져 있다.
함께 선보인 ‘문양이 있는 그릇’ 시리즈 작품에서는 우리 전통 회화인 민화와 단청의 문양, 색감 등이 서양화의 기법과 조화를 이룬다.
작품 곳곳을 수놓은 별, 해학적이고 정감 있는 표현들이 자연과 어우러져 따뜻한 미소를 자아낸다. 작가로 첫발을 디뎠던 초창기 시절, 마치 실제와 같은 사실적인 유화 작품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면 현재는 테크ㅋ닉 보다는 우리 정서에 맞는 단백한 멋을 추구하고 있다.
이번 전시의 대표작 ‘산산수수-입암별곡’은 포항 죽장의 입암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입암 28경을 파란나무를 중심으로 엮어 표현한 작품이다.
“입암이라는 동네는 작지만 입암서원(유교), 절(불교), 풍수와 28경(도교), 그리고 마을과 펜션 등 신의 손짓으로 빚은 자연에 유, 불, 선이 어울려 한 마을에 있어요. 하늘을 담은 파란 나무가 주제가 돼 별과 구름과 더불어 화면에 연결돼 있죠”
작품에 등장하는 학 두 마리와 부엉이 다섯 마리는 음양과 오행을 상징한다. 작가는 산산수수 신작을 통해 모든 종교의 근원은 달과 별에 절하는 것에서 출발하고 사상의 근원은 인생을 구름에 비유하는데서 출발한다고 설명했다.
까다로운 재료에도 불구하고 유화작품을 고집하는 박 작가. 그는 유화를 훈련하는데만 20년이 걸렸다고 말한다.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한다는 전제하에 유화는 30년 경력이 지나야 자기 모습과 색감이 일치가 된다는 작가는 “명작은 60대 전후에 남는다는 말이 있어요. 지금이 딱 그 시기죠.(하하) 늘 새로운 시도와 끊임없는 노력으로 ‘산산수수’ 시리즈를 통해 우리나라의 자연을 부지런히 화폭에 담으려 합니다”
그동안 장미, 국화, 풍경 등을 작품소재로 삼아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온 박 작가는 앞으로 종오정, 운곡서원 등 지역주변의 아름다운 명소들을 시작으로 우리나라 곳곳의 명소들을 그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동양의 멋과 서양의 미가 그의 작품 속에서 조화를 이루는 ‘산산수수’. 대한민국 뿐 아니라 전 세계의 자연이 그의 산산수수에 담겨지길 기대해 본다. 박계현 작가는 경북대 미술대학을 졸업했으며 한국미술협회, 포항구상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내년 2월 프랑스 파리 15구 라임아트갤러리에서 초청 특별전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