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신문이 지난해 이어 올해도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3개 학교를 선정해 학교신문제작 사업을 진행했다. 이 사업에 참여한 계림고 36명(지도교사 김경희), 선덕여고 12명(지도교사 김보람), 선덕여중 17명(지도교사 서정욱)의 학생들은 각각 4차례의 교육을 마치고 자신들이 직접 취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기사를 작성해 신문을 발행했다.
계림고는 한국언론진흥재단과 학교 자체 예산으로 추가 수업을 실시해 더욱 밀도 있게 진행했다. 특히 학생들의 가장 큰 관심사인 ‘진로’를 주제로 삼아 색다른 신문이 탄생했다. 과학중점 우수학교인 계림고의 특성에 맞게 에서는 학생들이 교육, 경제, 산업, 과학 등 다방면에서 진로를 탐구한 흔적들을 찾을 수 있다.
선덕여고는 2년 연속 참여로 <달래동산> 2호를 제작해 괄목할만한 모습을 보여줬다. 전자투표 방식으로 전교생이 참여한 선덕여고 학생회 선거 기사는 참여민주주의의 실천을 보여줘 주목을 끈다.
선덕여중은 체험반 동아리 학생들이 참가해 자유롭고 풋풋한 이야기들을 신문에 녹여냈다. 선덕여중은 2019년 인문소양 연구학교로 지정돼 과학수업, 역사탐방, 문화 활동 등 학교 교육과정에 인문학을 접목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이 만든 신문은 경주신문 홈페이지에서 만나볼 수 있다.
#계림고, “Dream Road를 모아 Dream map을 만들다”
-이은우(2년) 수업을 통해 실제 신문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알아가는 것이 인상 깊었습니다. 우리 스스로 계획하고 준비하는 과정을 거쳐 실제 신문을 만드는 뜻 깊은 경험이었습니다. 저는 진로신문에 ‘학교생활기록부 변화’를 주제로 한 사설을 썼는데, 관련정보를 검색하면서 생활기록부 변화의 구체적인 정보와 학생들이 해야 할 준비를 미리 알게 되어 매우 유익했습니다.
제 장래희망은 국어교사입니다. 처음에는 글을 쓴다는 것이 두렵고 부담스러웠지만 스스로 글감을 구성하고 기사를 쓰면서 글쓰기에 자신감을 가지게 됐습니다. 모두 어떤 일이든지 두려움과 선입견을 가지지 말고 최선을 다해 도전하면 좋겠습니다.
-정선용(2년) 저의 장래희망은 판사입니다. 막연하게 동경했던 꿈을 이번 진로신문을 제작하며 구체화시킬 수 있었습니다. 법과 관련된 신문을 스크랩하고 법률용어를 알아가면서 제 꿈에 한걸음 더 다가간 기분이었습니다. 머릿속에서만 맴돌던 생각을 정리해 이번 신문에 ‘심신미약 감형’에 대한 사설을 썼습니다.
과거 심신미약 감형의 많은 사례들을 살펴보면서 분노를 느꼈고 우리나라의 법이 약자와 피해자, 모두를 위한 평등한 법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저와 나이가 같은 고3이 될 친구들에게 한마디 하고 싶습니다.
“우리 수능 준비 잘해서 원하는 대학, 꿈을 이뤄보자!”
#선덕여고, “도전정신을 기르기엔 학교신문이 적격!”
-김이정(2년) 학교신문을 만들기 위해 주변에 관심을 기울이자 평소 무심코 지나쳤던 것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뷰를 통해 처음 만난 사람들과 대화하고 친구들과 함께 힘을 모아 신문을 만들다보니 공동체의식과 소통의 중요성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세심한 관찰력과 공감능력을 필요로 하는 심리상담사라는 제 꿈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내가 과연 신문을 만들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으로 시작했던 신문부 활동에서 벌써 두번째 신문을 만들어냈습니다. 어려움에 부딪칠 때면 대충 끝내고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한 스스로에게 칭찬 해주고 싶습니다. 해보고 싶은 일이 있는데 자신감이 없어 못하겠다는 이유로 포기하는 친구들이 없었으면 합니다. 어쩌면 그 도전이 자신에게 큰 변화를 가져다 줄 수도 있으니까요.
-김은별(2년) 저는 신설 자습실에 관해 설문조사를 하고 기사를 쓰면서 비판과 칭찬을 조화롭게 담는 글을 쓰기 위해 각별히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설문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편견 없이 다른 사람들의 생각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추가로 학생들의 실내 화장실 이용 실태에 관한 사설을 써 제 생각을 주장하는 글도 썼습니다. 이것은 마케팅 분야로 진학하고 싶은 저에게 값진 경험이 된 것 같아 뿌듯합니다.
자신과 관련 없는 분야에 도전을 꺼려거나 ‘난 못하니까 안될거야’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이 있다면 그런 생각을 버리고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자세를 기르면 좋겠습니다. 취재 협조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신문이 나오자 친구들, 선생님, 부모님까지 신기해하시며 내 기사를 차근차근 읽어주시고 칭찬해주셔서 성취감을 느꼈습니다.-김나예(2년) 저는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학교신문 제작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올해는 작년보다 신속하게 기사를 써내려 갈수 있었고 내용도 간결하고 명확하게 써서 잘 읽힐 수 있는 글을 쓸 수 있었습니다. 또 처음 제작해본 ‘인포그래픽’은 정보의 핵심을 압축해서 한눈에 주제를 꿰뚫을 수 있게 만들어야 해서 특히 공을 들였습니다.
올해는 몽골 봉사형 국제교류를 다녀와 직접 기사를 써서 해외특파원이 된 듯한 기분도 들었습니다. 방송프로듀서가 장래희망인 저에게 학교신문 만들기는 저의 창의력과 문장력 발전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신문 한 부가 발행되기까지 많은 사람들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관심 있는 표제만 읽고 넘기는 것도 좋지만 내용을 꼼꼼히 읽는다면 시사상식과 문장 독해력을 기르는데 유용합니다. 친구들, 선생님, 부모님까지 신기해하시며 내 기사를 차근차근 읽어주시고 칭찬해주셔서 성취감을 느꼈습니다.
#선덕여중, “다음에도 학생기자가 하고 싶어요”
-이서아(3년) 선덕여중을 대표할 것은 많지만, 단연 선덕여왕이 가장 먼저 떠올랐습니다. 선덕신문으로 하기엔 식상한 것 같아 선덕여왕의 이름이 ‘덕만’이라는 것을 알고 ‘덕만신문’으로 제호를 정했습니다. 읽다보면 입에 착 달라붙는 것 같지 않나요?
신문을 만들며 제일 고민했던 부분은 사설입니다. 3년 동안 학교생활을 하며 어떤 점이 불편했고 개선되어야 하는지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급식소에 휴지설치 문제에 대해서는 ‘권리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말이 있듯 편리함과 안락함을 누리려면 우리의 책임의식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신문을 직접 만들어보는 것은 쉽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라서 더 값진 경험인 것 같습니다. 곧 고등학생이 되는데, 진로에 대한 관심이 많습니다. 만약 다시 신문을 만들 기회가 온다면 ‘유튜브의 워크맨’처럼 직업에 관련된 내용을 써보고 싶습니다.-이소영(3년)신문만들기 수업을 들으며 신문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만큼 우리들의 진지한 고민과 선생님들과 함께 했던 추억이 담겨있는 신문입니다. 신문이 완성됐을 때 성취감과 행복감을 느꼈고, 우리가 만든 신문이 학교의 자랑된 것 같아 보람을 느꼈습니다.
저는 우리 학교의 ‘인싸’ 권우택 교장선생님의 인터뷰를 맡았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학교생활의 비하인드 스토리와 생생한 경험을 듣고 있자니, 교직에 대한 흥미가 생길만큼 재미있었습니다.
다시 신문을 만들게 된다면 경주시민으로서 경주에 관한 것들을 써보고 싶습니다. 경주의 대표축제, 맛집, 관광객에게 줄 수 있는 소소한 정보 등 경주에 관한 모든 것을 두루 써보고 싶습니다. 후배들에게도 이런 기회가 온다면 꼭 참가해볼 것을 강력하게 권유합니다.
-이 사업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